소를 웃긴 꽃 / 윤희상
나주 들판에서
정말 소가 웃더라니까
꽃이 소를 웃긴 것이지
풀을 뜯는
소의 발밑에서
마침 꽃이 핀 거야
소는 간지러웠던 것이지
그것만이 아니라
피는 꽃이 소를 살짝 들어 올린 거야
그래서,
소가 꽃 위에 잠깐 뜬 셈이지
하마터면,
소가 중심을 잃고
쓰러질 뻔한 것이지
나에게 꽃이 있다면 그 꽃은 딸이다.
나를 웃게 하고 나를 간지럽히는 생명이 나를 자꾸 들어 올린다.
잠을 자면서도 여기를 평화롭게 하는 이는 신비다.
내 손톱보다 작은 이를 닦으면서 함박 피우던 꽃이,
저녁에는 노을 빛 세상으로 나를 초대한다.
하마터면,
날아갔을지도 모를 나를 믿지 못하겠는지 기다랗게 끈도 달아놓고
아주 아주 나이 많이 먹었을 때 보내줄게 그러는 것이 꼭 애인 같으다.
* 딸아이의 이름은 '이 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