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별 가족 / 복효근
늦은 밤
정령치 밤하늘에 서면
별들이 바로 머리 위까지 내려와
도랑물 소리를 내며 흘러내렸다
내가 조금만 키가 더 컸거나
까치발을 딛었다면 또는
선혜를 목마 태우고
그 별들을 땄더라면 충분히
한 시간에 닷 말은 땄을 것이다
그러나
별빛이 하도 시리기도 하고
부시기도 하여 게다가
아침이 오기 전에
제자리에 갖다가 붙여놓을 일이 까마득하여
아내와 두 딸과 나와는
별의 흉내를 내어
어둠 속에서 다만
서로에게 반짝여 보이기만 하는 것이었다.
병원에 입원한 어머니를 보기 위해 동생네가 찾아왔다.
출장을 겸해서 2박 3일 내려온 것이다.
동생은 먼저 일을 하러 갔고 재수 씨와 조카가 집에서 머물렀다.
하루하고 카나코상이라고 우리는 부른다.
늦은 오후 기분 전환도 할 겸 차 한 대에 모두 타고 격포 바다로 달렸다.
어머니의 치료는 길어질 것이다.
자기 자리를 잘 지킬 수 있는 지혜를 갖춰야 할 때가 올 것이다.
카나코상도 코로나의 피해자 중에 한 사람이다.
일본에 가지 못한 채로 집안에서만 머물다 보니 무력감이 큰 듯했다.
밖에서 사 먹은 밥이 입에 맞았던가 보다.
곰소항에 들러 시장도 봤다.
애들 엄마가 이것저것을 친정 엄마처럼 챙겨줬다.
작지만 좋은 마음들이 걸어가는 것이 보일 때가 있다.
토요일 저녁에 본 서해의 일몰을 그렇게 환상적인 색과 크기로 덩실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