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13

아침에,

by 강물처럼




´특히 파 값은 227.5%나 상승했다. ´





파 값이 ´금값´이 됐다고 합니다. 어쩌면 좋지요?


넓지는 않아도 넉넉하게 거둬들일 수 있을 만큼 어머니는 파를 심어놓으셨습니다.


새파랗게 건강한 파들이 밭을 이뤘습니다.


그대로 놔두면 너무 아까울 것 같습니다.





날이 밝고 오전에 일을 보고 돌아오면 밭에 가서 파를 뽑을 생각입니다.


어머니가 했을 일을 저라도 해야겠습니다.


어머니는 파를 심으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살림을 꾸릴 규모의 농사도 아니고 저만큼 심어놓고 어떤 것들을 할 생각이었을까요.





마침 ´금값´이라고 뉴스에 나온 것을 보니 어머니가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거봐라, 내가 한 푼이라도 돈 들이지 않게 이러고 움직거리는 것이 좋지 않냐, 그러실 것 같습니다.


그리고 화를 내실지도 모릅니다.


싹 나눠주면 뭐 먹을 건데, 왜 니 맘대로 하냐.





토요일 오후에는 밭에 나가 파를 뽑고 일요일에는 배달을 다닐 생각입니다.


어쩌면 저희 어머니가 드리는 마지막 선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머니는 가늘고 희미한 줄 하나를 붙잡고 자신의 생 生을 기억하고 계십니다.


혹시라도 다 못 돌아가더라도 서운해하지 마시고 인연이 닿았다면 맛있게 드셨으면 합니다.


말 그대로 흙과 비와 바람, 그리고 순한 마음으로 키운 것들입니다.





<얘야, 너는 늘 나와 함께 있고 내 것이 다 네 것이다.>
루카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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