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머릿속이 자유롭지 못합니다.
자유롭지 못하면 표현이 달라집니다.
사뿐히 걸음을 옮기 듯 내디디던 문장들이 출렁이는 파도 위에서 속절없이 이리저리 흔들거립니다.
두통 頭痛은 머리의 자유를, 복통 腹痛은 뱃속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아픈 것들은 아프다는 글자, 통 痛 속에 삽니다. 아프면 하고 싶은 대로 움직이지 못합니다. 자유를 상실합니다.
몸이 아파도 마음이 아파도 삶이 아파도 증상은 비슷합니다.
그렇게 아픈 것도 막힌 것 없이 통 通 하게 되면 좋아집니다. 나으려면 먼저 통해야 합니다. 바람이 지나갈 길이 만들어져야 숨도 트입니다. 숨통이 트이면 우선 한시름 놓습니다. 그 사이를 틈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그 틈을 잘 활용하면 여유가 생깁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여유를 부릴 수도 있습니다. 지나치면 부족한 것만 못하다는 지점이 거기일 것입니다.
막힌 것은 어떻게 다루는 것이 좋을지요?
약 藥이라고 하는 것은 본래 즐거운 樂 바탕에서 풍우를 머금고 자란 풀, 그래서 약초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처럼 대량으로 공장에서 만들어지기 전, 자연의 것들이 바로 약이었습니다. 타이레놀을 약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는지 어떤지는 판단 보류입니다. 기능도 목적도 많이 달라지지 않았나 싶은 것은 저 혼자만의 오해였다고 노래하고 싶습니다.
무엇을 해도 즐거운 사람은 행복합니다. 행복 바이러스라고 그러듯이 그것도 힘이 셉니다. 사람을 살려낼 만한 능력도 있습니다. 그것이 약이 갖고 있는 기운입니다. 마약은 인위적인 행복입니다. 자연스럽게 행복하지 못하면 갈등 속에서 마약 같은 것들에 손을 대고 맙니다. 통증은 사람을 갉아먹기도 하니까요. 시대가 발전하면서 통증도 무수히 많아졌습니다. 마치 숨어있던 것들이 불쑥 모습을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사람을 놀라게 하고 당황하게 만듭니다. 속수무책으로 약을 찍어냅니다. 막히면 찍어내는 것이 지금의 대체적인 입장입니다. 자꾸 무엇이든 그렇게 찍어냅니다. 그것이 바로 미봉책 彌縫策입니다. 일단 덮고 보자, 여기만 지나고 보자는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을 막는데 급급합니다. 그러니 이다음에는 더 두껍게 막히고 심하게 통증이 찾아옵니다. 그건 그다음 사람 몫으로 살짝 모른 척 넘겨놓습니다. 교대 근무하듯이 나 몰라라 하고 후다닥 퇴근합니다.
그것이 불통 不通, 통하지 않는 것입니다. 통하지 않으면 파랗게 죽어갑니다. 가정도 사회도 국가도 견뎌내질 못합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소통, 소통 그러는 것입니다.
통 通 하려면! 그 돌담길 甬을 따라 쉬엄쉬엄 가야 한다고 글자 (通)는 몸으로 일러주고 있습니다. 쉬엄쉬엄 갈 : 착, 이름도 제법 격이 있게 들리는 것을 짝으로 두고 있습니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통하는 길을 내놓은 다음에 무엇을 하더라도 해야 건강합니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체하면 시간을 잡아먹고 거기에서부터 문제가 커집니다.
<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심판 날에는 소돔과 고모라 땅이 그 고을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마태 10:15
체증 滯症이 심하면 위험합니다. 무엇인가, 어딘가 막혀있는 곳을 살피는 일이 사람도 살리고 자신도 살립니다.
마약이 있듯이 사이비라는 것도 있습니다. 우리가 복용하는 약들은 믿을 만한 것들인지요.
지금 통증을 앓고 계시는지요.
지금 막힌 곳은 없는지요.
바람은 불고 있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