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111

아침에,

by 강물처럼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여기는 인물이 있습니다. 그를 본 적도 없고 사실 그가 남자라는 것도 겨우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그의 작품과 그의 퍼포먼스가 인정받고 있습니다.


사회 풍자적이면서도 따뜻함이 묻어나는 그의 그라피티를 보고 있으면 ´우리 편´ 같은 느낌이 들어 좋습니다.


그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뱅크시 Banksy라고 부릅니다.


햄릿의 대사로 그를 나타내자면 이렇게 쓸 것 같습니다.


´작품이냐 작가냐, 네가 보고자 하는 것은? ´



매력 있는 또 한 사람이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네, 그렇습니다. 로맹 가리입니다.


인간이라는 오지 奧地를 줄기차게 탐험하는 그의 꿈과 모험을 동경하며 저도 한 시절을 보냈던 거 같습니다.


이렇게라도 늦은 감사를 전합니다.


한 작가에게 두 번 주지 않는다는 공쿠르 상을 그는 두 번 받습니다.


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생´ 바로 그가 그였습니다.



사람들은 보여달라고 늘 외치는 것 같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끝까지 누군가를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싶기도 합니다.


내가 믿는 것은 너인지, 네가 갖고 있는 것들인지, 아니면 그 모두인지, 묻기 시작하면 머리가 아플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넘어갑니다. 사람 사는 것이 다 그렇지 그러면서 질문도 대답도 생략합니다.



그런 사람들, 스스로 묻고 답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멋스러운 것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흉내라도 내보고 싶고 그들과 나란히 걷는 것이 욕심이라면 한참 뒤에서라도 그 길을 따라가고 싶습니다.


아, 페루에 가보고 싶다던 서른 살의 내가 진하게 풍깁니다.


오랜만입니다. 이 느낌.



다시 표상으로 돌아옵니다.


여기를 저는 몇 번째 쓰고 있을까요.


그런 풍경이 좋은 풍경입니다. 몇 번을 거기 서 있어도 늘 달랐던 풍경, 늘 달랐지만 한결같이 반가웠던 풍경.


거기가 내가 좋아하는 곳입니다.


사람도 그렇고 방식이란 것도 그렇고 공부도 그렇습니다. 물론 돈 버는 일도 그러할 것입니다.


나를 잃지 않아서 좋고 내가 그곳의 일부가 되어 비로소 편안해지는 거기가 쉴 곳입니다. 그리고 갈 곳이 됩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 저는 페루에 가보고 싶어지나 봅니다.



<악하고 절개 없는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는구나!> 마태오 12:39



질문과 말이 많아진 세대입니다. 아예 Q and A라는 코너가 항상 준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자신에게 스스로 묻는 물음은 사라지고 있습니다. 내게 묻지 않은 질문들이 밖으로만 향하고 있습니다. 마치 가난했던 시절 부잣집 높은 담벼락에 콕콕 박혀있던 쇠창살 끝이 향해 있던 공간이 사람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듯합니다. 깨진 유리조각들이 촘촘히 박혀 있던 담장 위로는 고양이도 기어가지 않았을 터, 마음, 방식들.



대부분의 질문은 믿음을 거래합니다. 이만큼 물어보고 그만큼 얻어냅니다. 그리고 믿음! 스탬프를 찍습니다.


눈이 좋아도 귀가 좋아도 머리가 좋아도 아니면 몸이 좋더라도 운 좋은 사람 못 이긴다는 우스개를 잊은 겁니다.


운이 아무리 좋아도 이기지 못할 것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경쟁하지 않는 사람을 이길 방법은 없습니다. 그를 무슨 수로 여기에 끌어들이겠습니까.


표징을 경쟁하는 세대, 지금 거기 아닌가 싶습니다.


이제 우주로 떠난다고 합니다.


그런 말 좋지 않습니까.


´소는 누가 키우고´


저도 그처럼 살짝 멋스럽게 말해볼까 합니다.



´문은 내가 닫고 나가겠습니다. ´



비가 그치고 무더위가 한바탕 쇼를 할 작정인 듯합니다. 거기에 거리 두기도 다시 본격화됐습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지금이야말로 그 인사가 어울릴 것 같습니다.


어울리면 멋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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