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약점을 통쾌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내 약점을 안타까워하는 사람도 있으며 그것을 보듬어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세상에는 발로 걸어 다니는 길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길 못지않게 은근하고 정겨운 길이 또 있습니다.
누구나 갖고 있는 길입니다. 누구의 길이든 그 길에 머물고만 있어도 사람의 약점 같은 것들은 금방 온순해지고 맙니다.
손길과 눈길.
그러니 옛날 할머니들은 참 좋으신 분들이셨습니다.
없는 살림에 손으로 쓰다듬고 눈으로 오래 바라봐 주셨습니다. 아픈 것도 낫고 서러운 것도 물러가는 그리운 길들을 할머니들은 그 작은 몸에 품고 계셨습니다. 그 길들을 잘 간직하고 계시는지요.
거기에도 비가 내리고 낙엽이 지며 눈은 쌓이는지요.
누가 거기를 지나갔고 지금 거기 서서 이쪽을 바라보는 사람은 누구인지요.
내 손길과 눈길이 멈춘 사람들이 있습니다.
멀어서 그렇고 길이 끊어져서 그렇고 날씨가 좋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세상에는 길이 있어야 하고 길에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내 손길과 눈길에 다시 사람들이 왕래하는 모습이 나도 보고 싶습니다.
멀어도 뻗을 수 있는 손이야말로 하늘 닮은 손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 닿을 수 있는 시선은 얼마나 신비하던가요.
<그러니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마태오 24:44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말, 어렸을 때는 실감하지 못했지만 이쯤 되니까 잘 알겠습니다.
사람에게 길이 있다는 말도 함께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