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하고 행복한 추석 연휴가 되셨는지요.
가을밤은 지나간 5일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그리고 점점 색이며 기운이 깊어갈 것입니다.
낙엽 밟는 소리가 귓가에 추억처럼 들려올 때 한 번 더 추석 秋夕이라고 적어보고 싶습니다.
하나, 단순하지만 중요한 사실을 또 적습니다.
오늘 아침 눈을 뜨자마자 머리에 든 생각입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
5년 동안 이틀 연속 묵상을 멈춰본 적이 없었습니다.
저는 그것이 훈련이었으며 그만큼 쌓였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5일간 아침 시간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알았습니다.
누워있는 것보다 일어나는 일, 일어나는 일보다 의자에 앉는 일, 앉아서 쓰는 일,
쓰는 일보다 기도하는 일이 분명히 귀찮습니다.
사람에게 귀찮은 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을 것입니다.
어려워서, 능력 밖이어서 못한 것은 동정이라도 가지만 귀찮고 성가셔서 그것밖에 못하고 산다면 다른 사람 원망도 못합니다.
5년을 하루같이 기도하면서, 쓰면서 지내왔다고 해서 사람이 달라진 것도 없습니다.
며칠 더 쉬었다고 해서 탓하는 것도 아닙니다. 사람이 한 달을 쉴 수도 있고 6개월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지나온 것이 나를 대변하지 못하더라는 이야기입니다.
자고 나면 세수부터 하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줄 아는 자세가 나 자신을 깨어나게 한다는 사실입니다.
매 순간을 새로 살아야 한다는 말씀에 공감이 가는 아침입니다. 그야말로 일신우일신 日新又日新 하는 날입니다.
본격적인 가을의 시작입니다.
만물은 여물면서 스스로 빛을 낼 것입니다. 문장 끝에 온점을 찍고 다음으로 넘어갈 줄 아는 것처럼 그 순간 빛이 날 것입니다.
물기를 거두어 가는 투명한 공기는 서로 부딪히며 소리를 낼 것이고 그것은 또 영혼처럼 울릴 것입니다. 바람은 넉넉하게 서늘해져서 억새풀 흰머리 위에서 재주를 부리기도 할 것입니다. 거기로 가는 여정의 출발입니다.
땅에게 묻는다.
땅은 땅과 어떻게 사는가?
땅이 대답한다.
우리는 서로 존경하지.
물에게 묻는다.
물과 물은 어떻게 사는가?
물이 대답한다.
우리는 서로 채워주지.
사람에게 묻는다.
사람은 사람과 어떻게 사는가?
사람은 사람과 어떻게 사는가?
스스로 한번 대답해 보라.
- 사람에게 묻는다 / 휴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