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162

아침에,

by 강물처럼

많은 사람들이 같은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남녀노소, 지위 고하가 따로 없이 대부분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고 있습니다.


어제 2차 접종을 마쳤습니다.


접종 후 15분 대기하면서 무슨 생각이 드시던가요.


선선하게 유지되고 있는 실내 체육관 건물 안에, 가지런히 마련된 의자에 한 사람씩 앉아서 혹시 있을지 모를 돌발 증상을 살폈습니다. 주변에는 의료인들과 다른 관련자들이 질서 있게 절차를 진행시켜주고 있었습니다.


불편한 것이 없도록 시설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나라가 많이 좋아졌다고 저번에도 그리고 이번에도 생각했습니다.



주사 맞은 왼쪽 어깨에 통증이 있습니다.


그쪽으로 돌아눕지 못하고 잠을 잤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있을 정도면 상태가 양호한 편입니다.


오늘 아침에 쓴 일기의 한 대목입니다.



- 나와 같은 통증을 많은 사람들이 견디고 있다는 낯선 경험을 한다. 이런 식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일이 인간적이다. 다른 많은 것도 그처럼 촘촘하게 엮여있을 것이다. -



하루 먼저 주사를 맞은 아내를 보면서 나를 가늠합니다. 나도 저만큼 힘들겠구나, 나도 저렇게 잠이 오겠지...


덜 불안하다고 하면 우습기는 한데 그러면서도 역시 불안한 것은 있습니다.


자식은 둘이 키우는 것이 맞다는 생각도 들면서 혼자 힘으로 살아냈던 어머니들도 생각납니다.



긴 여행이라도 갈 때는 통장부터 정리해 놓고 자기 주변의 일들을 대강이라도 갈무리해 놓아야 마음이 편하다는 분도 계십니다.


일기를 적으면 그런 좋은 점이 있습니다.


부탁할 것을 빠뜨리지 않고 적어놓을 수 있는 장점, 그리고 고마운 것과 미안한 것을 알아볼 수 있게 써놓는 것도.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 > 마태오 18:4



일기를 적는 일은 어린이가 되는 일입니다.


일러바치기도 하고, 투정도 하면서 또 화해도 합니다. 거기에 꿈도 그려 넣고 남은 시간에 상관없이 재미있게 놀고 싶은 생각이 가득 담깁니다. 해가 지는 것을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으로 적어놓는 일은 꽤나 근사하기도 합니다.



강이 책상에 앉아서 이 묵상을 적습니다.


어제저녁에는 열이 나서 먼저 이 방에서 잠들었던 것입니다.



지금 내 앞, 벽에 붙여진 쪽지에는 이렇게 쓰여있습니다.



´행복과 함께 꿈을 찾아 떠난다. ´



꿈을 찾아야 행복한 것인 줄 알았는데 강이가 써놓은 글이 의미심장합니다.


수호천사는 저렇게 꿈을 찾아 함께 떠나는 ´행복´ 아닌가 싶습니다.


내가 나일 수 있게 돕고 내가 가는 길에 힘이 되어주는 그이면서 나인 것.


그 천사가 우리를 늘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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