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272

아침에,

by 강물처럼

´사람은 믿음만으로 의롭게 되는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의롭게 됩니다. ´

야고보서 2장 24절, 오늘 1 독서의 말씀입니다.


믿음도 어렵고 실천은 더 어렵습니다.


가르치고 배우는 것을 하나로 엮으라는 주문을 간혹 아이들에게 전합니다.


배워서 남 주라는 말로 꼬십니다.


기꺼이, 애써서 그래야 한다고 말해주면 살짝 반신반의합니다. 그 정도만 되더라도 반갑습니다.


배우기만 해서는 완성되지 못합니다. 배운 것을 토대로 가르치다 보면 문제가 풀어지면서 자신도 해결이 됩니다.


자기 안에는 더 많은 문제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잘 가르치게 되고 그것이 상부상조가 됩니다.


신뢰가 가는 눈빛은 어딘가 달라도 다르기 마련입니다.


믿음과 실천은 표리 表裏, 안과 밖, 겉과 속을 나타낸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것은 마음이며 행동입니다.




엊그제 아침에 잠시 멈춤 동작이 있었습니다.


그 순간에 떠오른 생각 하나입니다.




눈 내린 아침




"아휴, 눈 좀 봐."


아파트 관리소장이 호들갑이다.




나는 아무 소리 없이


어제 일기를 마무리하고 있다.




대꾸가 없는 것도 예의가 아닌데,


사는 일이 이렇듯 서로 다르다.




슬그머니 창 너머를 내다봤다.


눈이 하얗게 쌓인 2월 아침이다.




"어쩔 수 없어, 애들이 너무 바래."


흩날리기만 해도 쌓이라고 노래를 불러.




아내는 아침부터 이중적이다.


"그러네요, 한 번은 내려줘야지."




누구나 얼마만큼은 저 모습 그대로 살아가는 듯합니다. 다만 그것이 너무 심하게 표 나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주위에 상관없이 대놓고 나 하고 싶은 대로, 내 생각대로 일을 해치우면 갈등과 혼란이 야기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곧은 것이 뚫고 지나는 것만은 아니겠다는 사실을 자연에서 배웁니다. 굽은 것들에게서 그 곧은 성정을 깨우칩니다. 강물이 울면서 흐른다는 말을 더듬거리면서 강을 따라 걷는 저녁 무렵이면 스승 아닌 것이 없습니다. 가르치고 배우는 학습이 천지에 가득합니다.




잘 먹지 못했을 때, 미각 味覺을 알았습니다.


맛있게 먹는 그 미각이 아니라, 내 뜻을 알아듣지 못하는 미각, 고집 센 그 감각에 놀랐습니다.


혀는 무책임한 것이라 혀를 놀리는 일이 무척 중요하겠다고 알았습니다.


배가 아픈데 혀는 탐합니다. 놀라운 욕구였습니다.


미각은 날카롭고 몰인정한 면도 어김없이 드러냅니다. 생명이 생명을 갈구하는 감각이 거기에 감춰져 있습니다.


아니, 그것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감각이 모든 살아있는 것들에게 있습니다.


그래서 부드러운 미각을 이루고 선사들은 입적했던가 싶었습니다.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 마르코 8:34




믿음과 실천, 십자가 - 영광과 희생- 내 몸 하나가 보리도량 菩提道場이 됩니다. 보리수 아래에 내가 있습니다.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처럼 내 밖에도 내 안에도 내가 자꾸 있습니다.


가르치고 배워야 할, 가르치고 배우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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