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290

아침에,

by 강물처럼

내가 갚아야 할 마지막 한 닢까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삶이란 결국 기억들이겠구나.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지나온 시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점점 더 ´시간´이란 것에 구속되는 한가로운 사람이 되어 갑니다.


다 지난 시간이 앞에 남은 내 시간의 방향키를 쥐고서 흔드는 기분입니다.


실체도 없는 그것에 사람은 무력합니다.


그래서 지나간 것을 지나간 대로, 그 노래는 차라리 기도처럼 들립니다.


인격을 가진 사람에게 그나마 하나 신격 닮은 것이 있다면, 그 기억들 아닌가 싶습니다.


불수의 근처럼 내 의지와 관계없이 저절로 움직여 나를 살아가게 하는 반동이야말로 시지프스의 바위가 아닌가 합니다.


후회해도 소용없고 돌이킬 수도 없는 나를, 돌이 된 나를 굴리면서 꼭대기에 오르는 그는 누구입니까.


감정은 벌써 오래전에 풍장이 다 되고 뼈와 가죽으로 남고 백토가 될 기억들.


기운이라고 하나도 없는 그 가루 같은 것에 사람이 분칠을 합니다.


내 탓이다, 내 탓이다 그러면서 마지막 한 닢까지 다 바릅니다.


그러니 부디 좋은 기억을 가질 일입니다.


슬프더라도 조금 아프더라도 찌르는 기억보다 찔리는 편이 낫습니다.


그것이 늙어가는 내가 하는, 사순절에 어울리는 다짐 같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네가 마지막 한 닢까지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다.> 마태오 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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