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297

아침에,

by 강물처럼

가서 기쁜 소식을 전하십시오. - 마르 16:15

어떤 소식을 기다리십니까. 마지막 받았던 편지는 무슨 편지였습니까. 그것은 언제였으며 누가 보내온 것이었습니까.


내 인생에서도 편지가 끊어진 지 오래전입니다.


편지 便紙, 편할 편에 종이 지.


소식을 서로 알리거나 용건을 적어 보내는 글, 그 편지에 해당하는 말이 서른 개도 넘습니다. 서간이나 서찰, 서신이란 말은 익숙하고 혜서 惠書라든지 화묵 華墨이란 말은 처음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이 글로 부릴 수 있는 멋은 거기 다 모여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멋이나 낭만, 재미가 어느 날부터 자취를 감추고 말았습니다. 멸종 위기종이란 꼬리표를 동물이나 식물에만 붙일 것이 아닙니다. 시나브로 우리 곁을 떠났거나 떠나려는 것들이 줄을 서고 있습니다.




기러기 안 雁에 편지 찰 札, 오늘은 그렇게 날아가겠습니다. 그나저나 아직 북쪽으로 떠나지 못한 새들은 어쩔까 싶습니다.




바람이, 봄은 그러고 보면 바람의 인연입니다.


얼음이 녹는 것도 그래서 꽃이 피는 것도 하지만 꽃이 날리는 것도 다 바람이 하는 일입니다. 봄을 실어 나르는 바람을 잠시 잊었습니다. 꽃 같은 얼굴에 눈멀었던 것입니다. 안 보여서 몰랐는데 봄한테는 씩씩한 풍류꾼이 저만치 떨어져서 동행하고 있었습니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늘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습니다. 그래도 그 꽃을 그냥 보고 지나쳐야 합니다. 바람이 그 꽃이니까요.




좋은 소식은 무엇입니까.


지금 기다리는 그 소식은 어떤 것입니까.


먼저 기뻐하셨으면 합니다. 미리 슬픈 것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소식이 닿으면 지금 그 마음을 놓치게 될 것이니까요. 바람 같은 그 마음이 꽃을 지키고 앉아 있는 모습은 어느 때라도 동화 같으며 노을빛 물드는 먼 하늘이어서 사람을 포근하게 합니다.




부처님 말씀을 함께 부칩니다.




´인생´에는 나고 生 늙고 老 병들고 病 죽음 死의 굴레가, ´사물´에는 생기고 生 머물고 住 달라지고 異 없어짐 滅의 굴레가,


´우주´에는 이루어지고 成 머물고 住 무너지고 壞 비어짐 空의 굴레가 있다.




지금 어디쯤 가고 있습니까.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하였다.> 마태오 1:24


의로움과 완고함은 모두 믿음에서 나옵니다. 요셉의 의로움은 그의 믿음 때문입니다. 바리사이의 완고함은 그들의 믿음 때문입니다. 그러니 어느 한쪽만을 편들 수는 없습니다. 양면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도대체 무엇일까 싶습니다. 혼자 사는 사람은 혼자가 맞습니까, 무소의 뿔은 저 홀로 가고 있습니까. 그러니까 균형, 그래서 지혜, 그러므로 측은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아슬아슬하게 하지만 거기에는 눈물겨운 것들이, 말 그대로 영롱하게 빛나게, 아름답게 있습니다. 그렇게 지나온 것들에게 그렇게 지나가는 것들에게 한 줄을 적어 보냅니다.




애달픈 것, 수고로운 것.


보았나, 십자가의 주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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