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301

아침에,

by 강물처럼

지난해 가을바람이 그려주었던 꿈, 봄기운 속에는 가을이 있습니다.

집게손가락 하나를 꼭 움켜쥐는 손가락 다섯 개, 봄은 가을을 붙잡고 태어납니다.


해줄 말이 많아서 흔들리는 눈동자가 가을입니다.


아직 말을 배우지 못한 마음이 봄입니다.


그때 지어준 이름이 봄, 너는 봄이다.


봄, 그러면 아기 같고 가을, 가을은 엄마나 아빠 같습니다.


계절은 가족처럼 흐릅니다. 키우고 자랍니다.




<저자는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 루카 11:15




뜻은 무엇인가.


내 뜻은 왜 네 뜻과 나란하지 못하는가.


´죽음´이라는 불안과 영속적이지 못하는 존재의 한계가 종교의 기원이라고 하지만 가을에서 봄으로 이어지는 그 시간을 견딜 수 없는 가벼움이 우리 안에 깊이 새겨진 인성 人性 아닌가 싶습니다. 머리가 다르기 때문이 아니라 가슴이 다르게 뛰는 까닭에 탓하게 되는 그런 구조물이 ´나´ 아닌가 싶습니다. 삶도 모르는데 죽음을 알겠느냐는 가르침이 나 자신을 모르면서 남에게 덤벼드는 나를 훈계합니다. 내가 모르는 내가 많을수록 아수라장이 되고 말 것입니다. 그래서 이 말씀이 목에 걸립니다.




"아버지, 하실 수만 있다면 이 잔이 저를 비켜 가게 해 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원하는 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십시오." 마태 26: 39




가을이 봄에게 전하는 노래가 예수님의 고백 아닐까 싶습니다.


자식은 부모에게 신성 神性을 길러주는 두레박 같아서 고맙고 애틋하고 하늘이며 땅이 됩니다.


그래서 잘 자라기를 기도합니다. 예수님도 그러셨습니다. 십자가는 그런 뜻입니다.


가을 십자가는 봄의 꽃으로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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