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306

아침에,

by 강물처럼

마음에 들 때 사람은 누구나 화창합니다.

알아서 챙기고 바람보다 더 빨리 눕고 더 빨리 울고 먼저 일어납니다.


좋을 때 좋아하는 것은 일도 아닙니다.


볕 좋은 날 공중으로 헤실헤실 풀어지는 노고지리의 노랫소리가 사람의 말속에 담겨 솔솔 불어옵니다.


말이 착해지고 숨이 달근달근, 사람들은 천사가 됩니다.


그렇게 좋아하면 사랑하게 되고 그런 사람들은 촉촉합니다. 목소리든 눈빛이든 마음 씀씀이든.


사뿐하고 가뿐하게 통통, 징검다리를 건너면서도 사이가 좋습니다.


마음, 간장 종지만 한 그것이 좋아하는 것을 사람들은 찾습니다.




그러나 마음은 실재하지 않습니다.


좋다는 것은 어떤 것이긴 하지만 어떤 것인지 아무도 말 못 합니다.




3살이나 되었을까요. 아니면 더 어렸을까요.


발바닥에 쥐가 났었나 봅니다. 그 조그만 입에서 나온 말을 내내 되새김질합니다.


´여기에서 동그라미가 자꾸 생겨요. ´




그렇게 동그라미 닮은 것으로 좋은 것도 좋지 않은 것도 다 그려낼 수 있습니다.


'풀' 한 글자로 사람 사는 세상을 그려 놓듯이 말입니다.


세상에 시인이 필요한 까닭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마음으로 들어가는 문이 없습니다.


문 없는 것은 안에서도 밖에서도 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알 수 없는 것이 마음입니다.


좋아하는데, 좋은 줄은 아는데 그 마음을 보여 줄 방법이 없습니다.


그것이 또한 마음의 비결인 듯합니다.


대신 꽃을 건네고 향기를 전하고 속삭입니다.


그렇게 마음이 표현하는 방식을 우리는 주고받습니다.


마음이라고 믿습니다.


마음이 내는 마음, 마음의 형식이 우리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어쩌면 피상적 皮相的입니다.


마음의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 그것과 관계된 성질이 ´나´라고 한다면.




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를 걱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마음은 열어젖히는 창이 아니니까요.


마음에 들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말도 잊을까 합니다.


마음은 무엇을 들일까 고민하는 곳도 아니니까요.


숨을 불어넣어 사람을 창조한 그날의 풍경은 어땠을까 싶습니다.


여기까지 오느라 그 숨이 희미해진 것은 아닌가, 수많은 날들이 거기 있습니다.




<내 뜻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 요한 5:30




숨이 나를 살립니다. 숨을 회복해야 합니다.


숨결을 타고 마음이 솟구칩니다. 바다와 파도가 하나로 배를 띄웁니다. 숨과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내가 가진 것도 내게 필요한 것도 그것이 전부입니다.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나신 틱낫한 스님의 시를 옮깁니다.


스님의 안식을 빕니다.




해가 내 안으로 들어온다


구름과 강과 더불어 내 안으로 들어온다


나 또한 강으로 들어간다


구름과 강과 더불어 해로 들어간다


우리가 서로 안에 들어가지 않는


그런 순간은 없다




그렇지만 내 안으로 들어오기 전,


해는 이미 내 안에


구름과 강과 더불어 내 안에 있었다


강으로 들어가기 전,


나는 이미 그 안에 있었다


우리가 서로 안에 들어가 있지 않는


그런 순간은 없었다




그러니, 알아다오


네가 숨을 멎는 그 순간까지


내가 네 안에 들어 있음을




- 서로 안에 있음

keyword
작가의 이전글기도 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