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15-1

by 강물처럼

2022,1007, 금요일


좋아하는 소리가 있습니다. 그것은 말이기도 하고 글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노래가 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흥얼거리는 노래도 좋습니다. 가볍지 않게 가벼운 시작을 알리는 소리, 사람한테서만 나는 그 소리는 ´음´입니다.

음,


기다려 달라는 뜻이며 무엇인지 떠올리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해하고 알겠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힘들었겠다는 열 마디 말을 대신 전하는 전령입니다. 아프다, 지긋이 아픈 것을 만지고 있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인내하고 수고하는 사람들의 깊은숨을 실어 나르는 소리입니다. 시름이 묻어나는 숨소리가 바로 그것입니다. 하지만 허밍으로 부르는 그 노래는 늘 사람을 기억나게 합니다. 낮고 평화로운 음성, 사람의 소리 ´음. ´




음이 완성하는 말에는 정이 갑니다. 모든 날을 좋아하지만 어떤 날이 나를 떠나지 않듯 그리움 같은 것을 잔뜩 묻히고 배시시 나를 보고 웃는 말들은 아무렇게나 대할 수가 없습니다. 마음은 그 대표가 될 것입니다. 마음, 그렇게 말하면 토닥거리고 싶어 집니다. 언제부터 나는 마음을 알아 들었던지 궁금합니다. 마음에는 웃음이 살고 울음이 친구처럼 머물며, 깨달음과 물음이 졸졸 흐릅니다. 물음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종교와 스승을 좋아합니다. 돈이 무서운 것은 스스로 묻는 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물음은 완고한 틈 사이에서 피어나는 소나무입니다. 물 한 방울 담고 있지 않는 바위가 생명을 보듬고 있는 풍경은 경이롭습니다. 단단한 것일수록 연한 물음들에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저는 그와 같은 걸음으로 다음에 이르고 마침내 죽음이 될 것입니다. 그것이 믿음이기를 기도합니다. 졸음 같았던 내 젊음을 깨울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제 일어날 시간이야. 내 나의 시간도 거꾸로 흐릅니다.




금요일을 좋아합니다. 11월을 기다리고 월출산 천황봉에서 도갑사 쪽으로 1시간 40분 내려와서 보는 하늘을 좋아합니다. 후후후, 후 네 번이나 입으로 불고 컵라면을 먹는 아이가 좋습니다. 장흥 바닷가, 찾아갈 수 없는 그곳을 좋아합니다. 거기를 그 뒤로도 몇 번인가 찾아갔지만 어디가 어디였는지 통 기억나지 않는 곳이라 좋아합니다. 조금 쓸모없는 그 맛에 쓸모가 생기는 것을 찾습니다. 두리번거립니다. ´음´ 그 소리가 어울리는 곳이면 됐다 싶은 것이 편합니다.




감이 빨갛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밤은 벌써 많이 떨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