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인연 / 최영철
오늘은 특별한 날이라고
자장면집 한켠에서 짬뽕을 먹는 남녀
해물 건더기가 나오자 서로 건져 주며
웃는다 옆에서 앵앵거리는 아이의 입에도
한 젓가락 넣어 주었다
면을 훔쳐 올리는 솜씨가 닮았다
인연이란 게 있을 텐데 내 인연은 누굴 닮았을까
울다가도 배고프고 배고프면 밥이 들어가는 그것은
아무래도 반쪽이나 겨우 썼을까 싶은 연애편지다.
잘 저어주지 않아서 다 녹아내리지 못했던 것일까.
아니면, 잘못 배달되었다가 돌아갈 곳도 잃은 택배였을까.
삶이란 거 하나씩은 다들 갖고 살기 마련이라지만
발가락이라도 닮는 것이 그거라는데 어째서,
뭐 하느라 제 이름 석 자도 잊어버리고 살았는지
무덤에나 가서 그때 적어보는 꿈이 아닐는지.
9월에는 10월에 죽을 것들이 환하게 빛난다.
인연이란 게 있다면 떨어질 줄 알고 물드는 단풍이겠다.
엄마라고 자꾸만 불러보는 5살짜리 울음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