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유럽 여행을 결심한 순간& 여행의 시작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법

by 나루


2025년 5월 말, 나는 엄청난 고민에 빠져있었다.

7월에 입사할 것인가, 입사를 미룰 것인가

입사를 미루고 싶었던 이유는 유럽 여행이 계획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웨이팅 기간에 유럽 여행을 꼭! 가고 싶었다. '입사하면 할 수 없는 것들'을 최대한 많이 해두고 싶었고, 유럽 여행도 그중 하나였다. 그래서 입사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 같은 기미가 보이자마자 이전에 찾아놨던 세미패키지를 곧바로 예약하고, 비행기표를 예매했다.


그런데,

그렇게 서둘렀는데도 7월 입사 연락이 와서 입사와 여행이 겹쳐버렸다.

내가 계획한 여행은 6월~7월이 걸쳐있었기에, 7월에 입사한다면 여행을 10일 정도 줄여야 했다.

반면에 입사를 미루면, 순번이 맨 뒤로 밀려나서 발령이 많이 늦어질 수도 있는 불확실함이 컸다.


결국 나는 '빠르게 경력 쌓기'와 '바라고 바라던 유럽여행을 온전히 즐기기' 중에 선택을 해야 했고, 그 당시 내 일기에는 이런 고뇌가 담겨있다.

오늘은 하루 종일 입사에 대한 고민을 했다. 수십 번 마음이 바뀌고 갈팡질팡했다. 뭐가 맞는 선택인지, 나에게 더 나은 선택인지, 나조차도 나를 모르겠어서 너무 힘들었다.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게 버겁고 힘들어서 눈물이 자꾸만 났다.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렇게 고민했을까 싶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 그게 일생일대의 문제인 것 같았다. 여행과 커리어 둘 다 포기하고 싶지 않은데, 당장 하나를 선택해야 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는 기분이었다. 그때 나에겐 무언가 하나를 놓아줄 용기가 부족했다.


그런데 용기가 부족해도 어쨌든 선택을 해야 하니.....

'중요한 결정 내리는 법'에 대한 블로그, 유튜브를 수도 없이 찾아봤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내가 노인이 되었을 때 덜 후회할 것 같은 쪽을 택하세요'였다.


이 조언에 따라 나는 유럽여행을 온전히 즐기고 입사를 미루기로 했다. 늘어나는 자유시간도 더욱 알차게 쓰겠다는 각오를 했다.

...

그렇게 결심한 후에 인사팀의 연락에 답을 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내가 한 결정이 맞다는 걸 스스로 증명해 주듯 마음이 편안해졌다. 내가 이 시간을 선택해서 얻어냈다고 생각하니 웨이팅이 더욱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우여곡절 끝에 가게 된 유럽여행.


나에겐 처음인 것들 투성이었다.

혼자 비행기 타는 것도 처음, 경유도 처음, 유럽도 처음...


출국하는 날, 떨리는 마음을 뒤로하고 28인치 캐리어에 빼먹은 짐이 없나 몇 번이고 확인했다.

분명 체크리스트에 적은 건 다 챙겼지만 '뭔가 빼먹은 것 같은 기분'이 계속해서 들었다.


"없으면 그냥 거기에서 사~ 다 사람 사는 데야~"라는 엄마의 말에 겨우 캐리어를 닫을 수 있었다.




인천공항에 가기 전, 가족들과 가성비 오마카세 점심을 먹으며 작은 송별회(?)를 했다.

앞으로 26일간 못 본다니...

자취할 때도 그보단 자주 집에 갔다. 그래서 그만큼 가족이랑 떨어져 있는 것도 처음이었다.


그래도 다 컸으니까! 혼자서도 충분히 잘 다녀올 수 있다고 믿었다.



공항에 너무 여유 있게 도착한 나머지, 환전한 유로를 받고 왔는데도 카운터는 아직 닫혀있었다.


10~20분 정도 기다린 후, 무사히 짐을 부쳤고 비수기라 그런지 탑승수속도 정말 빨리 끝났다.

비행기 타는 곳에 2~3시간 일찍 도착을 해버렸다.


나는 그 김에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아빠가 추천해 주신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를 다 봤다.

피렌체의 두오모가 나오는 영화인데, 여행하면서 직접 갈 장소라고 생각하니 더 재미있었다.


영화가 끝나갈 때쯤 마침 비행기 탑승시간이 되었다.

'에티하드'라는 중동 항공사를 이용했는데, 처음 들어보는 곳이었지만 쾌적하고 좋았다!

앵그리버드, 2048같은 게임도 있었다.

저녁을 안 먹은 채로 저녁비행기를 타니 배가 고파왔다. 승무원에게 스낵을 받을 수 있는지 물었더니, 작은 간식을 3 봉지나 쥐어주었다.


기내식은 맛있었다!

다만 내 생각인데, 기내식 메뉴 1,2,3 이 있다고 하면 1을 먹는 게 가장 실패가 적은 듯하다.

두 번째 기내식 때 왠지 모르게 비빔밥(메뉴 3)을 먹었는데, 다른 메뉴가 나았을 것 같다. . .

창가자리의 장점은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여행지로 가는 비행기에서 보는 하늘뷰는 사람을 아주 설레게 하는 힘이 있다.

반면, 창가자리에 단점은 화장실에 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나는 화장실에 자주 가는 편인데, 옆사람과 옆옆사람이 도무지 일어나지 않아서 화장실고문을 당했다. 비행기에 탄지 7~8시간이나 지났을 때 옆사람이 나가는 타이밍에 맞춰 겨우겨우 화장실에 갈 수 있었다.

sticker sticker

경유를 하기 위해 아부다비 공항에 내렸다.

공항을 전혀 벗어나지 않아 바깥구경은 못했기 때문에, 아랍 에미리트를 가봤지만 가봤다고 말하긴 뭐 한(?) 그런 느낌이다.

나는 두바이 초콜릿 유행이 다 지나도록 먹어보지 못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면세점에서 하나 샀다!

제일 싼 걸로 샀는데도 가격이 생각보다 비쌌다.(21,049원)



약 3시간이 지나 다음 비행기에 탑승했다.

이제 진짜 파리로 간다.

아침밥으로 나온 오믈렛은 맛있었다.


맨 뒷자리여서 의자가 2개 뿐이라 옆자리 사람과 약간 친해질 수 있었다.

이 비행기에 한국사람이 많은 것 같은데 이유를 아냐며, 먼저 말을 걸어와서 다들 여행 가는 것 같다고 답을 했다...^^

인도 델리에서 온 20대 남자분이었는데, 경영전략을 전공했다고 했다. 파리에 비즈니스를 위해 간다고 하길래, 돈 많이 벌라고 응원을 해주었다.


외국인과 어색하고도 재미있는 대화를 하다보니

어느새, 그리고 드디어 - 파리에 도착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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