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읽기, 나의 어반브레이크 2025

처음 만난 아트페어 소감

by 나루

글로벌 아티스트 페스티벌 어반브레이크 2025(URBAN BREAK 2025)’가 8월 7일(목)부터 10일(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었다.

어반 브레이크 2025는 국내외 아티스트 전시와 더불어 음악과 패션을 아우르는 컬래버레이션, AI 아티스트 작업물 소개 등 여러 분야를 총망라하는 아트페어였다. 또한, 국내 유일 글로벌 아트토이 페어 ‘토이콘 서울(TOY CON SEOUL)’ 처음으로 동시 개막하며 관객층을 더욱 넓혔다.

처음 접하는 아트페어에 나는, 이 부스 저 부스 다니면서 감탄을 연발했고, 충만한 즐거움을 마음껏 담아왔다.

시선이 오래 머무는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으면 같은 자리에 꽤 오랜 시간 머무는 편이다. 보고 또 봐도, 눈에 계속 담고 싶고, 작품이 가져다주는 분위기에 매료되어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박유나 작가(@yunapark_art)의 작품 또한 그러했다.작품은 여름의 감정을 다채로운 색감의 소녀로 표현하고 있었다.


전시를 둘러보고 있을 때 작가님은 "어떤 작품이 제일 맘에 드냐"라고 나에게 다가와 물었고, 망설임 없이 이작품을 꼽았다.

단발과 짧은 앞머리, 두툼한 입술, 베레모를 쓴 소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빨간 사탕을 입에 물려던 중, 무언가를 발견하고, 응시하는 듯한 동그란 눈은 나 또한 똑같이 눈을 크게 뜨고 소녀를 계속해서 바라보게 만들었다.

서핑보드에 작업한 이 작품은 당장 바다로 가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켰다. 두 소녀 모두 '물'과 함께하며 상쾌함을 전달했지만, 나는 미묘하게 다른 느낌을 받았다. 바닷속에서 공기 방울을 뿜어내고 있는 왼쪽 소녀는 시원해 보이면서도, 한 편으로는 물속 세계에 감싸져 있는 듯한 포근함이 느껴졌다.

같은 소재인 ‘물’을 다루면서도 속해있는 공간, 위치에 따라 전혀 다른 감각을 전달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여정을 따라가는


정지숙 작가의 전시 <탐험의 시작>은 하나의 여정을 따라가는 서사가 있는 공간이었다.

관객은 알이 깨지며 등장한 존재 ‘X’가 자연, 시선, 사회적 규범, 고정된 자아 등 세계와의 다양한 접촉면을 통과하며 변형되고 각성하는 여정을 따라갔다.

단순한 형상을 한 작품들이지만, 반복과 변주 사이에서 공명하는 x이기에 그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었다.

알에서부터 시작된 x의 모험을 지켜보며 처음에는 단순히 관찰자라는 임무를 부여받은 듯했지만, 점점 그 경험이 나에게 겹쳐 나 또한 새로운 모험을 시작한 듯한 몰입감을 느꼈다.

이 전시에는 주제에 걸맞는 탐험 게임 이벤트도 마련되어 있었다. 주사위를 던져 나온 수만큼 말을 움직여, 판에 쓰인 미션을 수행하는 게임이었다. '만세하기', '제일 마음에 드는 작품과 사진 찍기' 등과 같은 미션이 준비되어 있었으며, 나는 이 이벤트에 참여하여, 전시 포스터를 받을 수 있었다.

관객의 참여로 완성된 탐험 게임 현장은 작가의 인스타그램(@jungji_sook)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아트토이, 그리고 일상의 위로


어반브레이크에서 작가의 작품 세계, 개성이 눈에 들어왔다면, 토이콘에서는 그와 더불어 요즘 트랜드가 무엇인지가 도드라지게 드러났다. 나의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요즘 유행하는 <라부부>와 유사한 분위기와 형태의 아트토이들이 많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다양한 부스 사이에서 눈에 확연히 들어왔던 것은 전용국 작가(@object_b98c)의 b98c 부스였다.

작가는 감자, 오이, 브로콜리, 무 등 일상 속 사물을 사람의 얼굴로 의인화한 독특한 작품은 감상을 넘어, 소장 욕구까지 불러일으켰다. 건조한 사물들의 표정은 어딘가 지친 현대인을 닮아 피식 웃음이 났다.

화려하진 않지만, 곁에 두고 있으면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줄 것 같은 무심한 따뜻함이 매력적이다.

내년을 향한 기대

나의 어반브레이크 2025 관람을 다섯 글자로 표현하자면 '분위기 읽기'다.

아트페어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현장의 분위기는 어떤지 파악할 수 있었다. 아트페어라는 현장성을 활용한 라이브 퍼포먼스, 관객 참여형 페인팅 등 다양한 융합 콘텐츠가 활기를 더했고, 올해의 슬로건 'Play with Artist’처럼 아티스트가 중심이 되어 자리를 빛냈다.

상주하는 아티스트를 만나볼 수 있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는데, 작품에 관한 질문, 감상 등을 나눌 수 있어 작가, 관객 모두에게 보람찬 시간이 되었으리라 확신한다. 또한, 아티스트는 자신을 알리는 동시에 업계 동료들을 만나며 네트워킹 기회를 얻었다.

그렇다면 나는 어땠을까? 새로운 아티스트와 작품을 만나며, 취향의 폭을 확장했다.

아티스트의 소셜 미디어를 팔로우하며, 앞으로의 작업물을 기대한다. 더 나아가, '다음 어반브레이크는 어떻게 관람할 것인가' 라는 질문에 닿았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관람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

작품의 위엄에 눌려, 말을 꺼내기가 부끄러웠는데, 그런 마음을 내려놔도 되지 않을까 싶다. 잘 모르더라도, 솔직하게 내 생각을 말하고, 궁금한 것은 물어보는 것은 작품에 대한 사랑만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다양한 프로그램에도 직접 참여하며 현장을 온전히 누려보고 싶다.

어반브레이크 2025는 내게 새로운 관람의 시작점을 남겼다.

https://www.artinsight.co.kr/m/page/view.php?no=77005#link_guide_20160413124404_9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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