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지도
맡지도
만지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아는 거니?
너는
온몸으로
봄을 알고 있었구나
빛도 바람도 부족한 집 안에서 10년 넘게 같이 살고 있는 식물인 '호야'가 있습니다.
쑥쑥 자라는 건 바라지도 않고 그저 살아 자리를 지켜주고 있는 것만으로도 고마울 따름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듯 가만있던 호야가 이 년 만에 새 잎을 틔었습니다.
봄이 온다며 온도가 막 올라가기 시작하던 시점이었습니다.
피어나지 못하고 잘려나간 목련의 소식을 들은 걸까요?
덕분에 봄이 오고 있음을 의심하지 않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