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나의 그릇

여름

by 나리

한 몸 뉘일 평상이 있음 좋겠다


감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만들면

잘 익은 수박을 먹으며 낮을 보내고

해가 지면 모기향 연기를 따라

별을 품은 까만 밤하늘을 올려봐야지


그렇게 이 여름을 보낼 수 있음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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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습니다.

여름이니 더운 게 당연하지 말하지만 유난히도 올여름은 덥습니다.

뜨거운 해를 피해 그늘만 찾아 움직이다 나뭇잎을 스치는 시원한 바람소리에 잠시 귀를 기울여 봅니다.

어릴 적 외갓집 마당에 펼쳐진 평상에서 바라본 구름들이 떠오릅니다. 지나가는 구름마다 그럴싸한 이름을 붙여주곤 뿌듯해하곤 했습니다. 사촌들과 함께 평상에서 갓 찐 옥수수와 시원한 수박을 먹었던 여름날이 반짝반짝한 기억으로 머릿속에 남아있습니다.

평상을 놓을 수 있는 작은 마당을 가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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