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을 거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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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답고 소중한 행위이기도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조금은 서글픈 행위이기도 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여전히 과거에 묶여 사는 듯한 느낌이 들어 기분이 썩 좋지 않기도 하다. 아름다움보다는 그리움이 더 크기 때문일까. 어쩌면 사진이라고 하는 것은 지나가는 시간을 붙잡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이 가장 강렬하게 투영된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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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정리를 하며 지난 시간의 조각을 하나 하나 돌아보고 있으니 정체모를 아련함이 밀려온다. 때로는 그 조각이 사뭇 날카롭게 느껴진다. ‘우리 이렇게 아름다웠구나’,’우리가 이렇게 행복했구나’ 하는 그리움이 심장을 찌르곤 한다. 사진 속의 그들은 지금쯤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있을까 라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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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닌 타인을 사진 속에 담는 행위는 그리움의 크기가 몇 배는 증폭된다. 나의 기억엔 존재하지만 타인의 기억엔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추억이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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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때면 누군가와의 시간을 지우지 못하고 영원히 간직하는 듯한 기분이다. 마치 망각의 늪을 걷지 못하고 헤매이는것 같다고나 할까. 그러나 이 또한 ‘영원’의 모습을 빙자한 유한함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기억과 시간을 ‘잘’ 흘려보낸다는건 꽤나 멋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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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디 빛나던 추억이 여전히 빛나는 추억으로 남아있기를 바란다. 우리의 지금도,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 함께 하는 모든 시간도 빛나기를 바란다. 그래서 훗날 지금과 같이 지금을 추억 할 때 여전히 빛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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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과거를 탐닉하며 현재를 갉아먹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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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우린 기억하고자 하는 욕망에 시달릴테고, 그 속에서 모든 것들을 감내하며 끊임없이 흔적을 남길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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