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부의 재분배를 위하여 세금이라는 것을 부과하는데, 그 범위는 매우 광범위하고 요율 또한 천차만별이다. 회사는 그 소득에 따라 법인세를 내야 하는데,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서는 세금이 공제되는 항목들의 지출을 늘려야만 한다. 어차피 세금으로 지출될 금액들을 직원들의 월급이나, 성과급, 복리 후생, R&D, 기부 등의 비용으로 정산 처리하면 상당 부분이 상쇄되기 때문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연계된 정부의 세금 정책은 부를 재분배하게 해주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만약 세금이라는 큰 지출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기업들은 굳이 직원들의 연봉 인상을 고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고, 성과급이나 복리 후생과 같은 추가적인 지출 또한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이러한 면에서 기업들의 법인세는 부의 쏠림 현상을 분산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한다.
호주를 비롯한 미국 등의 선진국들은 이번 코로나 여파로 인하여 매출이 높은 대기업들의 법인세율을 인상하였다. 요즘 같은 경제 불황기에 많은 나라들이 법인세를 인상하는 이유는 가뜩이나 힘겨운 경제 상황 속에서 법인 회사들을 괴롭히며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기 위함이 목적인 것이 아니라, 법인세 인상으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고, 부의 재분배를 통해 시장 경제를 활성화시키려는데 그 목적이 있다.
법인세를 인하하여 준다면, 과연 시장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나의 지식과 상식선에서는 아니올시다가 맞는 답변이다. 이러한 처사는 부의 집중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고, 그로 인해 빈부의 격차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회사의 수익을 직원들에게 골고루 배분해주기보다는 회사의 주인 역할을 하는 소수의 사람들이 수익의 대부분을 가져가게 되다 보니, 시장은 그 활력과 생기를 잃고 선순환의 원동력을 상실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탄탄한 사회가 가장 이상적인 자본주의 사회인데, 법인세율 인하로 인한 직장인들의 근로 소득 감소는 가계의 지출 허리띠를 졸라맬 것이다. 그 여파가 소상공인에게까지 간다면, 경제 악순환의 소용돌이는 그 규모를 점점 키우며 사회 구석구석에 다양한 문제들을 야기하게 될 것이다.
자본이라는 것은 한정 자산인데, 골고루 배분해주지 못하게 되면 일부에게만 부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어 나머지 서민들은 그만큼 상대적으로 가난해지는 상대성 이론을 무시할 수 없다. 이러한 면에서 정부의 세금 정책은 매우 중요하고 그 역할 또한 중대하다. 그래서 재벌이 넘쳐나는 국가는 가난한 국민도 넘쳐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고, 부패한 정치인들은 그 재벌들로부터 암암리에 부를 축적할 확률이 높다.
간혹 재벌들이나 유명한 배우들이 자신들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할 때곤, 나는 그들의 결정을 존중하며 멋진 사람들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본인 스스로 본인에게 집중된 돈의 흐름을 좀 더 넓고 광범위하게 바꾸려고 노력하는 그들의 결단력에 말이다. 후진국일수록 정경유착이 심하고, 고위 관료나 회사의 주인들만 배불리 버는 구조이다 보니, 그들이 넘쳐나는 돈을 감당 못해 이리저리 돈을 숨기며 비자금을 조성할 때, 서민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돈만 풀린 사회에서 치열한 생존 경쟁을 해야만 한다.
본인에게 많은 자본이 집중된다면, 그것을 즐거워하며 부정 축적할 궁리를 하기에 앞서서 다양한 방식으로 일정 부분을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부의 아름다운 재분배에 동참해야 하는 것이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네들의 책무가 아닐까? 기부만이 재분배의 방법은 아니다. 건전한 시장 상황 조성과 돈의 흐름을 위해 본인의 역량껏 열심히 소비해주는 것 또한 재분배의 다른 방법이다.
여러모로 시장 경제를 큰 흐름에서 통제하는 정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주요 현안들을 처리하는 정치인들의 청렴결백함도 매우 절실하다. 우리 사회의 단면은 과연 어떠한가? 정부 관료들의 무능함과 사리사욕으로 인해 아직까지도 다리를 절뚝거리며 폐지를 줍는 노인들이 사방 천지에 있다. 명함만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돌아보며 사회적 약자들을 돌볼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이는 한국 사회의 현실에 공분을 감출 수가 없다. 내가 살고 있는 호주에서는 정부의 올바른 정책 설정과 적절한 지원으로 노인들이 힘겹게 폐지를 줍는 모습을 보지 않아도 돼서 너무나도 감사하다. 본인들의 잇속만 챙기는 한국의 정치인들은 이러한 사회 현상들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효과적인 해결책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올바른 정책과 개개인의 자발적인 사회적 문제 인식 그리고 동참이 이루어진다면,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