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항상 지치고 힘들었나 보다
'토익 시험은 잘 봤어?'
'병원 간다고 했던 것 같은데, 괜찮아?'
'출산 예정일 다가온 것 같은데, 잘 지내고 있지?'
"아들! 단무지랑 양파 좀 더 달라고 말하렴."
".... 저 부끄러워서 못 하겠어요...."
"뭐?! 뭐가 부끄러워! 우물쭈물거리지 말고 어서 더 달라고 말해!"
"전 안 먹어도 돼요. 그러니깐 아빠가 시켜주세요."
"어서 안 해?!!!!!!!"
"어서 저기 인터폰을 들고 주문하라고!!!!"
"안녕.. 하세요.. 흐흐흑흑.. 다.. 단무지랑 양파 좀 더 주세요.. 흑흑흑"
"얘야 무슨 일 있니? 괜찮니?"
"네.. 흑흑 흑흑"
"어느 방이니?"
"네?!"
"무슨 방에서 먹는지 알려줄 수 있니?"
"흑흑흑.. 죄송한데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어요.. 흑흑흑"
"아.. 방 이름을 알려줘야 내가 갖다 줄 수 있단다.."
"흑흑 흑흑....."
"아, 아주머니 잠시만요! 단무지랑 양파 좀 더 갖다 주세요!"
"아, 네. 방 이름을 알려주실래요? 아이가 당황했는지 말을 못 하네요.."
"아.. 방 이름이.. 목련 방이네요! 감사합니다.."
"당신! 당신이 얘를 이렇게 끼고돌면서 금이야 옥이야 키워대니 얘 새끼가 쪼다처럼 주문 하나도 못 하잖아!!!!"
"아니, 왜 얘를 이렇게 못 살게 굴어요? 기분 좋게 나와서 외식하는 거면 그냥 기분 좋게 먹지.."
"아니! 이놈의 여편네가! 쟤가 저래서 어디서 뭘 해 먹고살겠어!!! 단무지 하나 주문도 못하는 놈이!!!"
"지금은 어리잖아요! 크면 다 알아서 해요! 그만 얘기하고 식사나 드세요! 아니면 그냥 가던가!"
"음식 가지고 장난치지 마!!!"
"아들! 요리 다 먹었으니, 식사 준비해 달라고 그래! 울면 하나, 짜장 하나, 짬뽕 하나, 그리고 너 먹고 싶은 거 시켜!"
"전 안 먹고 싶어요.... 그냥 제건 시키지 말고 엄마가 시켜주세요...."
"그래.. 엄마가 시킬...."
"쾅!!!! 장난해?!"
"흑흑 흑흑.... 저 좀 그냥 내버려 두세요!! 제발!! 싫다고요!! 싫다고!!"
"이놈의 새끼가!! 눈물 안 그쳐?! 안 그쳐?!!!!"
"흑흑흑.... 엉엉어어어어엉!!!!"
"저 놈의 새끼는 도대체 뭐가 되려고 저래?!!! 에잇!!!!"
"아빠! 미워요! 왜 저만 갖고 그러세요! 제가 싫다고 했잖아요!!!! 싫어요!!!! 싫다고요!!!!"
"울음 안 그쳐?! 빨리 그쳐!! 혼날래?!"
"얘 교육을 이 따위로 시키니깐 얘가 이 따위잖아!! 커서 뭐가 되려고!! 강하게 키워야지!!"
"얘가 무서워서 덜덜 떨면서 울잖아요!! 우선 얘를 진정시켜야죠!! 그만 좀 해요!!"
나의 성향은 사회의 요구에 따라 수정되었다.
이제는 나의 요구를 사회가 수긍해줄 때도 되지 않았나?
과연 그런 날이 올까?
오지 않겠지?
그렇다면 나는 사회가 이기적이라고 말할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