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감정 무시하지 않기
대학 시절 '음악의 이해'라는 교양 과목을 수강한 적이 있다. 그때 리포트를 준비하며 '음악 치료법'이란 주제로 대강당에서 발표를 했었는데, 오늘은 그 치료법에 대해서 얘기해 보고자 한다.
치료법이라고 해서 무언가 대단한 것이 있는 것은 아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나의 현재 감정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지금 우울하고 속상한데, 나의 감정과 반하는 즐겁고 쾌활한 음악을 듣는 것은 정서적 충돌로 인하여 좋은 방향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음악 치료법의 원리는 무엇인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10곡에서 20곡을 선곡한다. 처음 듣는 곡은 나의 현재 우울한 감정을 잘 대변해줄 수 있는 그런 분위기의 곡들을 선곡하면 좋다. 그러면서 점차적으로 밝고 경쾌한 느낌의 곡들을 들음으로써 우울했던 감정을 해소하고 조금씩 자연스럽게 밝은 감정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자기감정을 무시하지 않고 충분한 시간과 공을 들여가며 기다려주는 것이다.
간단히 생각해보자. 나는 우울하고 기분이 안 좋은데 주변에서 자꾸만 나더러 웃으라는 둥, 춤을 춰보라는 둥, 딴지를 걸면서 나의 감정은 아랑곳하지 않는다면, 단언컨대 속이 뒤집히고 기분은 더욱 더러워질 것이다. 내가 무시를 당하면 기분이 나빠지는 것처럼, 우리들의 감정 또한 우리들 자신으로부터 무시를 당하면 기분이 나빠질 것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이다.
상대방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다. 상대방의 기분이나 심리 등을 고려해서 그 심정에 맞게끔 호응하며 기다려주고 조금씩 천천히 분위기를 전환시키려는 노력을 한다면, 효과적으로 감정의 피로도를 낮출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속상하고 힘이 든다면, 숨기지 말고 당당하게 말하라. 오늘 제가 죄송하지만 안 좋은 일이 있어서 표정이 좀 안 좋을 수 있으니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이다. 나의 기분을 내비쳐서 상대방들과 교감하는 것보다 감정을 숨기기에만 급급해서 내 속도 몰라준다고 짜증만 부리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모든 동물들의 감정은 소중하다.
소중하다면 아껴주는 것이 당연하다.
상대방이 나의 감정에 해악질을 못하도록 알려주는 것 또한 나의 소중한 감정을 아껴주는 또 다른 방법이 아닐까?
이성을 잃는 이유는 감성이 이성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야.
감성이 참고 또 참았겠지..
그렇게 참고 또 참다가 임계점에 도달하게 되면,
참아왔던 감성이 주체할 수 없이 폭발하게 되는 거야..
감성을 무시하지 마!
감성도 존중받아 마땅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