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을 위한 그들만의 리그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해야 한다는 명제가 무색하게, 현실의 법은 매우 모호하고 접근성이 어렵도록 구성되어 있다. 법이 이렇게 복잡하게 설계된 근본적인 이유는 그것이 '그들만의 리그'를 위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법에 사용되는 어려운 용어나 한문 등은 일반 대중이 법을 완전히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며, 이는 결국 특정 직업군(법조인)의 직업 보장을 위한 수단으로 작용한다. 기득권들은 법을 기득권들의, 기득권을 위한, 기득권에 의한 방식으로 활용하며, 법의 복잡성은 곧 그들의 권력을 유지하는 방호막이 되는 것이다.
이보다 더 비효율적이고, 애매모호한 경우가 어디 있을까? 대부분 효율적인 방향으로 업무를 개선하고 난해한 해석들을 이해하기 쉽게끔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상식적인 방향성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난무하는 현실의 법은 시대를 역행하며, 상식적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이해하기 힘든 판결을 내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뭐 이런 개떡 같은 판결이 있느냐고 항의해 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지만, 그 시끄러운 잡음들도 힘이 있는 한 명의 권력자 앞에서는 달걀로 바위 치기에 불과하다. 상식적이지 않은 판결로 인해, 해우소에서 볼일을 절반만 끝마치고 나왔을 때의 그 찜찜함이 마음속에 커다란 파동을 일으키지만, 우리네들이 할 수 있는 권리와 접근 방식에는 특출 난 방도가 딱히 없다. 법이라는 규범이 쌓아 올린 범접할 수 없는 철옹성이 우리네들의 접근 자체를 초전에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그 목적 자체가 많이 변질되어, 공정과 상식보다는, 대부분의 일반 국민들과 공유하고 싶지 않은 그들만의 비밀언어처럼 작동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이 법이라는 것은 그 내용 자체가 매우 모호하고, 그 글을 읽는 사람조차도 한 번에 이해하기 힘들도록 설계되었다는 것이 당최 이해하기 쉽지 않다. 어려운 용어를 사용해야지만, 법이 완벽해진다고 믿는 것일까? 생소한 단어와 어구의 정신없는 드리블로, 내가 보고 듣는 이 법 용어들에게 한 차례 호되게 당하고 나면, 유체이탈을 경험한 것 마냥 혼이 쏙 빠지는 기묘한 경험을 할 수 있으니, 이는 필시 접근성을 강제하고자 설계된 설계자들의 심도한 뜻이 담겨 있는 것이 분명하다.
법제처에서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라는 캠페인을 지난 20년간 꾸준히 하고 있는 것 같긴 한데, 그 체감은 전혀 아무런 변화 자체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 사업의 실상이다. 요즘 같은 인터넷 AI 시대에 검색창에 해당 법규등을 검색하면 관련 법규등의 자료들을 손쉽게 찾아보고 클릭할 수 있어야 상식적이지 아니한가? 힘들게 법제처로 이동하거나 국가법령정보센터를 확실히 검색하지 않고서는 그곳에 도달할 수 없게 만들어 놓은 저의가 궁금하다. 그놈의 비효율성이 또 돋보이는 대목이다. 20년간 사업한 성과가 이 정도라면, 그 사업 책임 담당자들을 찾아내 능지처참을 해도 성이 안 풀릴 듯하다. 그 사업 내용의 겉만 번지르르하게 포장해놓고, 도대체 무엇이 어떻게 진행되었길래, 이토록 사업 성과가 지지부진하며, 비효율적일 수 있단 말인가?
법을 알아야 법을 지키지, 나이 드신 분들은 법전도 제대로 접근할 수도 없는 상황 속에서 무엇을 어떻게 따르고 지키라는 건지, 참으로 갑갑하고 답답한 마음을 쉬이 가라앉히기 쉽지 않다. 법을 사유화하고 싶어서일까? 일반 국민들의 접근성을 가로막고 싶어서일까? 그들만의 리그에 너무 많은 관심이 쏠리면, 그 리그가 만인에게 공개될까 두려워서일까? 과도한 경쟁을 회피하고 싶어서일까? 아니면 직업의 안정성을 흩트리고 싶지 않아서일까?
수많은 의혹과 의구심만 남긴 채, 그들의 특권은 오늘도 그렇게, 또 다른 평범한 하루처럼 이어져 가고 있다. 그들이 우리네들보다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있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그렇게 기득권을 유지하는 중인 것이다.
아는 것이 힘이라고 했던가?
매우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