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동안 일어나는 심리적 현상의 연속

by JJ

새벽 05시 30분, 잠에서 깨어나 눈을 떠보니 기분이 불쾌했다. 오랜만에 중간에 깨지 않고 숙면한 듯 싶어서 스스로를 위안하며 기억을 더듬어보니, 간밤에 꿈을 꾸었나 보다. 한국에 있을 때 다니던 회사에서 동료들과 옥신각신하며 다시 회사 생활을 하는 꿈. 불행 중 다행으로 더러운 기분만 남았을 뿐, 꿈 내용은 기억도 나지 않는다.


'한국에서의 직장 생활이 나에게는 악몽이었던가?'


꿈에 그리던 외국계 대기업을 다니면서 무엇이 나를 그토록 힘들고 괴롭게 만들었길래, 나의 무의식 속 자아는 내 예전 직장을 그렇게도 기분 나쁘게 묘사하고 있는 것일까? 내 인생의 전성기라고 느껴졌던 그 시기, 알고 보니 나에게는 악몽이었나 보다. 일 잘하면 잘한다고, 없던 일 만들어 낸다고 시기받고, 나의 거짓 없는 진심을 의심하던 직장 동료들 때문이었을까? 부도덕한 상관에게 굽히지 않아 미운털이 박혀서였을까? 직장 상사들 똥구멍을 제대로 핥지 않는 내가 아니꼬워서, 말도 안 되는 꼬투리로 괴롭힘을 당해서였을까?


좋은 회사 덕에 집도 사고, 차도 사고, 지금 이렇게 호주에 와서 살아갈 수 있는 밑천을 마련할 수도 있었을 텐데, 왜 감사한 마음보다는 증오스러운 기억이 먼저 떠오르는 걸까? 그렇다고 직장 생활을 그리 못한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나 자신을 돌보지 못하고, 남들에게만 맞춰가며 살다 보니 많이 힘들었나 보다. 옳지 못하다고 생각되었던 것들을 억지로라도 따라갔어야 해서 힘들었나 보다. 암암리에 본인의 업무 수행 능력보다는 출신과 배경 그리고 연줄이 인사 고과에 더 많이 반영되는 회사 분위기를 깨달아서 힘들었나 보다. 그래서 그랬나 보다.


따뜻한 차를 마시며 나쁜 감정을 녹여 내려야겠다. 그런데 과연 녹아내릴까?


남들에게만 맞춰가며 살다 보니, 나 자신에게 맞추는 법을 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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