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적 vs 인위적
더프는 특별한 재능을 겸비한 사진작가이다. 그는 그의 물건들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는데, 하루는 그의 사진기가 풍경 촬영에 열중을 하고 있는 그에게 말을 걸어왔다.
"이야, 풍경 죽이네! 더프 저쪽 좀 봐봐!"
"오!! 진짜 멋있다! 잠깐 셔터 좀 누를게!"
"찰칵찰칵~"
"음, 조도와 음영을 조절해도 색을 전부 담아내지 못하는 것 같아! 나중에 수정해야겠어!"
"또??"
"음.. 왜?"
"이봐, 더프! 있는 모습 그대로 보여주면 되잖아. 왜 자연스러운 건 싫어?"
"자연스러움은 좋은데, 색감을 극대화해서 좀 더 아름답게 보이면 좋잖아?"
"그래서 사람들 증명사진도 매일 딸깍딸깍거리며, 수정하는 거야?"
"사람들은 잡티와 비대칭을 싫어하거든, 사진이 너무 현실적이게 나오면 못 나왔다며 불평할 수도 있으니깐.. 사실 거의 모든 사람들의 얼굴은 비대칭인데 말이지.."
"왜 사람들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을 싫어할까?"
"그건, 꾸미지 않으면 아름답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일 거야~"
"그건 누가 정한 건데?"
"글쎄? 생각해본 적이 없는걸? 그냥 말 안 해도 모두가 공공연히 아는 사실이야."
이때, 옆에서 잠자코 듣고 있던 스마트폰이 거들었다.
"야, 사진기야! 말도 마라! 내 친구들이 그러는데, 걔네 주인들은 필터링이라는 걸 해서 본인들 몸을 줄이고 늘리고 하면서, 아예 다른 사람을 만들어서 찍어놓고선 그렇게 좋아한다더라!"
"본인 모습이 싫은 건가?"
"글쎄.. 그냥 자기만족 같은 거 아닐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회피하는 게 만족스러운 거라고?!"
"본인의 본모습이 싫은가 보지.. 뭐.. 나도 이해하기 힘들어!"
더프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사진기와 스마트폰에게 인간의 심리를 설명해 주었다.
"음.. 인간들은 자연스러운 것도 좋아하지만, 정돈되고 깔끔한 인위적인 것들도 사랑하는 것 같아.."
"뭐가 그렇게 복잡해? 자연스러움과 부자연스러움을 동시에 좋아한다는 건가?"
"사람들은 복잡해.. 아마도 지능이 높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닐까? 그러고 보니 사람들은 자연스러운 걸 싫어하는 것 같아.. 아마도 인간의 본능은 인위적인 것에 더 끌리는 걸까?"
"그걸 나한테 물어보면 어떡해? 나는 인간도 아닌데.."
"같은 인간인 나도, 인간을 잘 모르겠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은 아니군.."
"그러게 말이야.. 어렵네.."
"인간들의 세상은 인위적인 아름다움이 더 값어치 있는 세상이잖아."
"자연적인 것보다, 인위적인 것에 더 끌린다는 건가?"
"인간은 계속 무엇인가를 창조하고 만들어내잖아. 자연환경조차 그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설계하고, 조경을 하며 유지 관리하잖아.."
"인위적인 것에 대한 인간의 끌림은 피할 수 없는 본능인 건가?"
더프는 홀로 중얼거리며 자신이 찍은 사진과 실제 경관을 여러 번 교대로 훑어보면서 깊은 사색에 잠겼다.
'무엇이 진정한 아름다움의 기준일까?'
사람들은 인위적이라는 단어보다 자연적이라는 단어에 좀 더 긍정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자연적인 것을 선호하면서도 실상은 인위적인 것들을 더 좋아한다. 물론 모든 사람들에게 대입할 수는 없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간 사회의 통념에 의해 만들어진 자연적이지만 인위적인 것들을 선호한다. 인위적인 것들이 모두 나쁘다고 말하는 것만은 아니다. 대부분의 것들은 문명의 편리함을 위해 발명되었거나 개발되었고,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불가결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위적인 것들은 자연적인 것들을 훼손하는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그 의의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만약 누군가가 성형 수술을 했다면, 사람들은 인공적으로 잘됐다는 말보다는, 자연스럽게 잘되었다는 말을 듣기를 원한다. 인위적인 수술을 하였지만, 그 안에서 자연스러움을 갈구하는 것이다. 자가당착이란 이러한 상황들을 빗대어 말하는 것인가?
자연적인 아름다움은 정제되지 않은 자유로운 곡선과 비대칭의 향연이라고 한다면, 인위적인 미는 좀 더 완벽한 직선과 정확히 계산된 곡선, 그리고 대칭의 균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흠잡을 곳 없는 완벽함이 인간이 원하는 아름다움과 가치의 절정인 것인가? 인위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자연적인 것들은 허점투성이인 것처럼 보이지만, 자연의 큰 순환적인 측면에서 이해한다면, 그 허점이 꼭 필요한 허점으로 부각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과유불급이라고, 무엇이든지 적당하면 좋겠지만, 항상 그 적당선의 모호한 경계를 찾기 어렵게 하는 인간의 욕심과 탐욕이 자연적인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우리들의 맑은 두 눈을 흐릿하게 만든다.
자연스러움과 인위스러움은 왜 반대말이어야 하는 걸까?
정녕 대립할 수밖에 없는 운명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