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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정우 Dec 29. 2020

1950년, 후퇴익 전투기의 등장 2편

1등에 밀려 기억되지 못한 후발 주자 미국편

애플의 아이폰이 스마트폰을 유행시키면서 후발주자로 많은 회사들이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그리고 우리들의 손에 들려있는 휴대폰의 절반 이상은 애플의 아이폰이 차지하고 있다. 나중에서야 터치 디스플레이를 가진 스마트폰을 출시한 모토로라, 노키아 그리고 블랙베리 같은 회사들은 우리들에게 잊힌 지 오래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조선비즈

이러한 모습은 비단 전자기기 시장에서만 보이는 현상이 아니다. 세계 대전이 끝나고 제트 엔진과 후퇴익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전 세계로 흘러들어 가면서 각국 방산업체에서 이를 적용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당연히 여기에서도 선발주자가 있었고 후발주자가 있었다. 


Republic F-84F Thunderstreak


한국전쟁에서 F-86이 후퇴익을 적용한 채 보여준 압도적인 성능 향상은 Republic에도 전해졌다. 이후 Republic에서도 1948년 F-84에 후퇴익을 적용하려는 시도가 일어났다. Republic은 F-84E에 38.5도 젖혀진 후퇴익을 적용해 XF-96A를 개발했고, 1950년 6월 3일에 처녀비행을 실시했다.


F-84F Thunderstreak

그러나 XF-96A는 F-84E을 조금 웃도는 성능을 보여줄 뿐 압도적인 성능 향상은 보여주진 못했다. 미군은 영국의 사파이어 엔진을 면허 생산한 J65 엔진을 장착해 고고도 성능까지 향상하는 계획까지 세웠다. 하지만, 엔진은 1954년이 되어서야 완성되었으며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문제를 일으키며 모든 항공기가 한순간에 땅에 묶이게 된다.


게다가 55%의 수공구 공유율을 예상했던 F-84F는 양산에 들어가 보니 15%의 공유율을 보여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이점이 없었다. 게다가 F-84F의 날개보를 제작할 수 있는 곳이 미국에 단 3곳뿐이었는데 이마저도 B-47에 우선권이 밀려 양산에 어려움이 많았다.


결국, 이러한 다양한 문제 때문에 F-84F는 배치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1954년부터 퇴역 절차에 들어가 58년에 모든 기체가 퇴역하고 만다. 이후 1961년 베를린 위기로 잠시 현역으로 복귀해 독일에 배치되지만, 기체 노후화 문제와 더 우수한 기체들의 등장(F-100, F-101 등)으로 다시 퇴역한다.


두 번째 YF-84F 시제기는 공기 흡입구가 날개 뿌리로 옮겨져 기수에 카메라를 장착할 수 있는 RF-84F Thunderflash으로 개조되었다. 하지만, RF-84F 역시 F-84F Thunderstreak와 동일한 문제를 가지고 있었기에 1954년 3월이 되어서야 실전 배치가 이뤄졌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퇴역하였다.


RF-84F Thunderflash @Wikimedia commons

그리고 이 중에서 몇몇 기체들은 앞에서 다루었다시피 FICON 프로젝트에 투입되었다. FICON 프로젝트에 투입된 기체는 모두 F-84F였는데, 지난 글에서는 그냥 지나쳤지만 자료를 조사하면서 F-84F가 실패작이었기 때문에 다양한 프로젝트에 투입된 것이 아닐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런 생각은 다음에 등장하는 항공기를 보면 더욱 확고해진다. F-84F는 XF-84H Thunderscreech라는 이름의 터보프롭 항공기나 역테이퍼익을 적용한 XF-91 Thunderceptor 등으로 개조되었다.


XF-84H Thunderscreech and XF-91 Thunderceptor @Wikimedia commons

XF-84H Thunderscreech는 사출장치(Catapult)를 필요로 하지 않는 함재기를 개발해달라는 미 해군의 요구에서 시작되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해군에서는 주문을 취소하고 만다. 해군은 짧은 거리에서 추력 조절이 어려웠던 제트 엔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혼합 동력 항공기를 구상 중이었다. 하지만, 빠르게 발전하는 제트 엔진 기술 덕분에 얼마 지나지 않아 쓸만한 제트 엔진을 탑재한 함재기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결국 XF-84H는 미 공군에게 넘어가 초음속에서 작동하는 프로펠러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실험기로 전락한다. 이후 1955년 7월 22일 기수에 Allison XT40-A-1 터보프롭 엔진을 장착한 채 처녀비행을 실시하였다. 하지만 엔진을 포함해 기체에 전반적으로 문제가 많아 1956년 9월에 프로그램이 취소되었다.


XF-84H Thunderscreech @National Museum of the USAF

특히, Thunderscreech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시끄럽기로 악명 높았다. 가뜩이나 거대한 블레이드를 아음속도 아닌 음속을 넘는 속도로 돌리다 보니 지상에서 엔진을 작동시키면 40km 밖에서도 그 소리가 들릴 정도였으며 기체 주변에서 일하던 한 지상 요원이 XF-84H의 소음에 노출되어 발작을 일으킨 적도 있다고 한다.


한편, XF-91은 제트 엔진에 로켓 엔진이 결합된 혼합 동력 요격기로서 후퇴익 항공기들이 저속으로 착륙할 때 발생하는 기수 들림 현상을 억제하기 위해 역테이퍼(reversed taper wing)익이 적용되었다. 첫 번째 시제기에는 레이더를 수납할 공간이 없었지만, 두 번째 시제기에는 레이더를 수납할 공간이 마련되었다.


XF-91 rocket booster @Tumbex & XF-91 with radome @Cybermodeler

1949년 5월 9일에 처녀비행을 실시하였고, 1951년에는 음속 돌파에 성공하여 순조롭게만 흘러갔다면 세계 최초의 초음속 전투기가 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XF-91는 너무나 빠르게 발전하는 제트 엔진 기술에 뒤쳐저 도태되었고 이후 '1954 Interceptor'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된 요격기들에게 밀리고 만다.


결국, XF-91은 주간 요격기의 시대가 저물었음을 대변하는 항공기가 되었고, 이후 우수한 화력 통제 시스템과 레이더를 장착한 전천후 요격기의 시대가 열린다. 그래서 이후 등장하는 항공기들은 기체 크기가 거대하며 모두 기수에 레이더를 장착하고 있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문헌 및 출처

배경화면 출처 : Avgeekery.com

Wikipedia, Republic F-84F Thunderstreak

Wikipedia, Republic XF-91 Thunderceptor

Wikipedia, Republic XF-94H Thunderscreech

동네총각, 냉전시절 미공군 전투폭격기 Republic F-84 Thunderj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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