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6년, 소련 이야기 3
소련의 초기 제트 전투기 (3)
해당 글은 일부 보완 및 수정을 거쳐 1940년대 항공역사 매거진 글로 대체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앞서 말했듯이 독일의 제트 전투기 개발 소식을 제일 먼저 입수한 소련은 1944년부터 소련 내에서 독자적으로 개발중이었던 TR-1 제트 엔진을 탑재한 제트 전투기 개발에 착수했다. 설계를 맡은 회사는 오늘날 러시아를 대표하는 전투기 Su-27 Flanker를 선보이는 Sukhoi였다.
그러나 1940년대 초 Sukhoi의 위상은 오늘과 많이 달랐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Yakovlev와 Mikoyan-Gurevich, 그리고 ilyushin 등에 밀렸고 전쟁이 끝난 뒤에도 Mikoyan-Gurevich사에 밀리며 눈에 띄게 활약한 기종이 없었다. 그럼에도 Sukhoi는 꾸준히 전투기 개발을 이어나가는 중이었다.
그랬던 Sukhoi에서 제작한 Su-9은 두 개의 엔진이 날개 아래에 장착되어 얼핏 보면 Me 262와 굉장히 유사했다. 그래서 Me 262를 그대로 복제한 기종이라는 오해를 받지만 그렇지는 않으며 1940년대 개발된 제트 엔진의 기술적 한계에 따른 수렴 설계라 보는게 더 타당하다. 당시 제트 엔진은 툭하면 엔진이 꺼지기 일쑤였으며 추력도 부족했기 때문에 조종사의 안전과 원활한 비행을 위해선 반드시 엔진이 하나 이상 장착되어야 했다. 그리고 이러한 점은 지난 글에서 다루었던 영국이나 독일의 제트 전투기에서도 잘 드러난다. 물론, 소련은 Me 262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 상태였고 전후에는 독일의 축류식 제트 엔진을 획득할 수 있었기 때문에 복제하지만 않았을 쁜 Me 262의 영향을 아예 받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다.
Sukhoi Su-9이밖에 Su-9는 Me 262를 닮았다는 점 외에 He 162의 사출 좌석을 장착해 소련 최초로 사출 좌석이 구비된 항공기였으며 엔진은 소련 최초의 제트 엔진인 Lyulka TR-1 엔진이 장착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엔진은 개발에 차질이 생기면서 독일제 Jumo 004 엔진이 장착되어 1946년 11월 13일에 하늘로 날아올랐다.
여기서 Lyulka TR-1 엔진은 1944년 5월에 개발이 시작되어 1946년 8월에 시운전에 들어간 소련의 첫 8단 축류식 제트 엔진이었다. 그러나 소련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엔진이라는 점 외에는 추력이 부족해 실전에 투입된 항공기 중에 TR-1을 사용한 기체는 하나도 없다. 물론 추가적인 개선이 이뤄지는 등의 노력이 있었지만 비슷한 시기 소련이 영국으로부터 Derwent V 엔진과 Nene 엔진을 받아와 각각 Klimov RD-500과 RD-45로 역설계해내자 성능 미달이었던 TR-1은 설 자리를 잃고 말았다.
Lyulka TR-1 engine @wwiiafterwwii한편, Su-9는 1947년 8월 3일 대중에게 공개되었고 1948년 5월 25일까지 다양한 평가를 거쳐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막상 양산에 들어가려고 보니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MiG-9나 Yak-15에 비해 속도가 느려 결국 양산되지 못했다. 더불어 독일의 Me 262와 비슷한 외형을 가져 스탈린의 분노를 샀다는 소문도 있다.
Su-9 and Su-11 comparison @Reddit한편, 1946년 말 Su-9이 첫 비행을 실시하고 있었을 때 TR-1 엔진을 탑재한 Su-11이 개발되고 있었다. Su-11은 Su-9와 굉장히 비슷하지만 풍동실험에서 엔진을 날개 아래가 아닌 날개 안에 장착하는 것이 항력을 감소할 수 있다는 자료를 바탕으로 엔진이 조금 위로 올라온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Su-9이 가지고 있던 기체 자체에서 문제가 발생했고 또다시 TR-1 엔진이 문제를 일으키자 Su-11 개발은 중단되고 말았다. 이후에도 영국의 RD-500 엔진을 사용하며 후퇴익 수평미익을 갖춘 Su-13이 구상되었지만 1947년 말에는 이미 시기적으로 월등한 성능을 보여주었던 MiG-15가 처녀비행에 성공한 때라 구상에서 그쳤다.
참고자료 및 출처
배경사진 출처 : Reddit
Wikipedia, Su-9
Wikipedia, Su-15
Wikipedia, Su-17
쿵디담, Sukhoi Su-9
쿵디담, 소련의 시제 쌍발 전투기-코스티코프 3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