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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정우 Mar 02. 2021

1946년, 소련 이야기 2

소련의 초기 제트 전투기 (2)

해당 글은 일부 보완 및 수정을 거쳐 1940년대 항공역사 매거진 글로 대체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오늘 글은 예전에 연재했던 MiG-15와 Yak-15에 대해 썼던 "1946년, 소련의 첫 제트 전투기'글을 다듬고 다시 작성한 내용입니다. 감사합니다.


Mikoyan-Gurevich MiG-9


소련의 첫 제트 전투기는 Mikoyan-Gurevich에서 선보였다. 1945년 1월 소련은 Mikoyan-Gurevich 설계국에 독일의 BMW 003 엔진을 2개 사용해 제트 전투기를 1946년 3월 15일까지 만들라고 명령한다. 이에 미그 설계국은 1945년 말부터 시제기 설계에 들어가 1946년 4월 24일 MiG-9를 내놓는다. 시험 비행을 위해 주기장에 나왔을 때 Yakovlev에서 만든 Yak-15도 함께 있었는데, 이때 누가 소련 최초의 제트 전투기가 될지를 두고 동전 던지기를 했다고 한다. 동전 던지기는 결과 MiG 설계국이 이겼고 그렇게 소련 최초의 제트 전투기는 MiG-9가 되었다.

MiG-9 @WIKI WIKI

MiG-9은 당시 흔히 사용하던 테이퍼익이 사용되었으며 주목할만한 특징은 기수 한가운데에 설치된 37mm 기총이다. (위 사진에 잘 드러나있다.)MiG-9는 폭격기를 요격하기 위해 기수 앞부분, 공기 흡입구 한가운데에 37mm 기총을 달았는데, 고고도에서 사격을 할 경우 엔진이 갑자기 멈추는(flame out) 심각한 결함을 지니고 있었다. 이러한 결함은 나중에 가서도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는데, 그럼에도 소련은 양산하면서 충분히 보완될거라 판단하고 양산에 들어갔다.


특히 37mm 기총은 연합군의 주력 전투기 P-51 Mustang이 12.7mm 기총을 장착한 것과 영국의 Spitfire가 7.7mm 기총을 사용한 것과 크게 대조된다. 그리고 설계 초부터 기총이 공기흡입구 한가운데에 설치되어 문제를 일으키는 중에도 MiG-9의 기총이 가운데를 고집한 이유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으로부터 공여받은 P-39의 영향이 크다.

P-39 Lend leased @Portraits of War & P-39 @MilitaryHistoryNet.com

P-39은 기체의 전방 프로펠러 한가운데에 37mm 기총을 장착했는데 이 37mm 기총은 동부전선에서 독일 지상군을 공격할 때 매우 요긴했다. 이후 소련군은 미군보다 P-39를 더 많이 운용하게 되었고 이러한 경향은 고스란히 폭격기를 요격하는 임무에도 37mm 기관포를 그것도 한가운데에 고집하는 것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1947년 3월부터 양산에 들어간 MiG-9는 일부 수정 사항을 반영하느라 양산이 미뤄졌는데 1948년 초 MiG-15의 등장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 양산이 중단되었다.


Yakovlev Yak-15


Mikoyan-Gurevich가 독일제 BMW003 엔진을 사용해 제트 전투기를 만들라는 명령을 받았다면 Yakovlev는 Junkers Jumo 004 엔진을 사용해 제트 전투기를 만들라는 명령을 받았다. 이에 Yakovlev는 시간을 단축하고 개발 과정에서의 위험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기존 왕복 엔진 항공기인 Yak-3을 기반으로 설계에 들어갔다. 그렇게 Yak-15는 기존 설계에 큰 변형을 가하지 않은 채 개발되었는데 변경된 점이라면 제트 엔진의 배기열로부터 동체를 보호하기 위해 동체 아래에 열차폐 금속판을 덧붙인 정도이다. 덕분에 Yak-15는 개발에 착수한 지 1년만에 처녀비행을 실시할 수 있었다.

Yak-15 @Pinterest & Yak-3 @Asisbiz

1940년대에만 해도 천음속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Yakovlev와 같이 기존 왕복 엔진 항공기를 그대로 활용하는 경우는 흔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FJ-1과 1세대 제트 전투기의 대명사가 되는 P-86이 P-51 Mustang을 기반으로 제작된 항공기들이다. 이밖에도 영국과 스웨덴에서도 왕복 엔진 항공기를 기반으로 제트 전투기를 만들었다. 그러나 대부분이 실망스러웠고 왕복 엔진 항공기에 제트 엔진을 장착해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여준 기체는 Yak-15와 스웨덴의 Saab21R이 유일하다.


이처럼 Yak-15는 왕복 엔진 항공기를 기반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조종사들 입장에서는 왕복 엔진 항공기에서 제트 전투기로 전환하기에 적합했고 조종하기 쉬워서 전환 훈련기로 사용되었다. 그래도 Yak-15가 그대로 사용한 Yak-3의 두꺼운 날개는 고속 비행에 적합하지 않았고, 후륜식 착륙 장치를 그대로 사용하는 바람에 엔진 배기열이 활주로를 손상시켰다.


Yakovlev Yak-17


다행히 Yak-15은 괜찮은 성능 덕분에 RD-10 엔진을 장착한 개량형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RD-10을 장착한 Yak-15는 따로 Yak-17이라는 제식 명칭을 부여 받았는데 Yak-15의 문제점들을 많이 보완했다. 우선 전륜식 착륙 장치를 적용했고 동체 내부에 착륙 장치를 수납할 공간을 만들면서 부족해진 내부연료 탑재량은 양 날개 끝에 보조연료 탱크를 증설함으로서 해결하였다. Yak-17도 Yak-15와 마찬가지로 조종성이 우수해 기종 전환 훈련기로 사용되었으나 1948년부터는 MiG-15의 등장으로 빠르게 일선에서 물러났다.


Yak-17 @Pinterest

Yakovlev Yak-19


이후 1946년 4월 소련은 여러 설계국에 Lyulka TR-1 엔진을 탑재한 단발 단좌 전투기 개발을 의뢰했다. Yakovlev는 기존의 Yak-15와 Yak-17의 설계에 기반을 두어서는 그들이 제시한 요구조건을 맞출 수 없다고 판단해 아예 새로운 기체를 만들기로 한다.


이에 Yakovlev는 독일의 Jumo 004 엔진을 기반으로 후기 연소가 가능한 RD-10F 엔진을 탑재한 MiG-15에 가까운 설계안을 내놓았다. 이후 첫 시제기는 1946년 11월 29일에 완성되어 1947년 5월 21일 후기연소 시험이 실시되어 후기 연소 기능이 탑재된 소련 최초의 항공기가 되었다. 아래 사진을 보면 Yak-19의 수직미익이 잘 보이는데 이 수직미익은 이후에 등장하는 Yak-23과 Yak-25에서 후퇴각이 주어져 Yak-19와 차이를 둔다.

Yak-19 @Military Review

그러나 후기 연소 기능은 불안정했고 조종석은 너무 비좁았으며 무장 능력도 떨어졌다. 결국 소련 공군은 Yak-19의 도입을 거절했고 Yakovlev 역시 Yak-19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보다는 Yak-23과 Yak-25 개발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Yak-19는 단 두 대만 만들어진 채 개발이 중단되었다.




참고자료 및 출처


배경사진 출처 : GoodFon.com


Wikipedia, Mikoyan-Gurevich MiG-9

Wikipedia, Yakovlev Yak-15

Wikipeida, Yakovlev Yak-17

Wikipedia, Yakovlev Yak-19

이외 기타 출처는 전에 올린 것과 동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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