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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정우 Mar 30. 2021

1939년 로켓 엔진의 등장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쉽지만 위험한 방법

매거진 발행을 위해 기존에 작성한 글들을 검토해 새로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휴대폰으로 읽기 불편하실 수 있으니 되도록 PC로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1939년 하인켈에서 선보인 He 178은 속도는 느렸지만 제트 엔진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이후 독일에서는 제트 엔진 전투기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하지만, 당시 제트 엔진은 아직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았다. 이론상으로는 왕복 엔진보다 더 높고 빠르게 날 수 있었지만,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초기 제트 엔진은 왕복 엔진과 비교하면 수명도 짧고, 신뢰도도 낮았으며 효율도 나빴다. 이에 반해 설계할 때는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제작뿐만 아니라 양산하기도 어려워 He 280에서 보았듯이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빈번히 실패하고 있었다.


한편, 독일에서는 제트 엔진과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로켓 엔진’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다른 나라와 달리 독일에서 로켓 엔진이 활발히 연구된 이유는 베르사유 조약 때문이다. 독일은 1919년 베르사유 조약에 따라 무기를 마음대로 보유할 수 없었다. 그러나 베르사유 조약이 체결될 당시에는 로켓이 무기로 사용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없었고 덕분에 로켓 기술만큼은 조약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다. 그래서 독일은 1930년대 중반부터 로켓을 무기로 이용할 방법을 모색하였다.


이후 독일은 1932년 오늘날 로켓의 아버지라 불리는 베르너 폰 브라운(Wernher von Braun)을 독일 육군 로켓 연구소로 영입하고, 1934년에는 그가 쓴 로켓 관련 논문들을 모두 기밀문서로 전환시켰다. 이와 동시에 세계 최초로 액체 로켓을 개발한 미국의 존 고다드 박사를 찾아가 로켓 기술에 대한 자문을 구하며 차근차근 로켓 엔진 기술을 축적해나갔다. 그리고 1940년대 초부터는 세계 최초의 대륙간 탄도미사일이 되는 A-시리즈 로켓을 구상했는데, 그 결과 자연스럽게 로켓 엔진을 항공기에 적용하는 방안도 연구되기 시작했다.

  

Wernher von Braun @Wikipedia /  V2 rocket @Gettyimages


1939년 6월 20일 Heinkel He 176


그러나, 독일 항공성과 군의 관료들은 앞에서 당겨주지 않고 뒤에서 밀어주는 방식의 항공기는 무게 중심이 앞에 위치해 불안정할 것이며 얼마 가지 못해 비행 불능에 빠질 것이라 생각해 로켓 추진 항공기 개발에 부정적이었다. (pusher 타입 또는 추진식이라고 하며 반대로 앞에서 끌어주는 방식은 tractor 타입 또는 견인식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하인켈은 추진식 로켓 엔진으로도 비행이 가능할 것이라 판단해 폰 브라운 박사가 로켓 엔진을 항공기에 접목시키려고 할 때, 자기 회사의 항공기 He 112와 인력을 제공해줄 정도로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었다.


덕분에 1937년 6월, 로켓 엔진을 장착한 He 112가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었다. 물론, 이륙에서 착륙까지 모든 과정이 로켓 엔진만을 사용해 이뤄진 것은 아니었지만 뒤에서 밀어주는 방식으로도 항공기가 충분히 안정적으로 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된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그리고 이 실험 덕분에 하인켈은 역사상 최초의 제트 엔진 항공기가 되는 He 178이 탄생할 수 있었다.


한편 비슷한 시기, 독일의 헬무트 박사는 과산화수소와 촉매를 반응시켜 추력을 만드는 ‘발터 엔진’을 개발하고 있었다. 그가 개발한 로켓 엔진은 간단한 화학반응을 통해 만들어진 산소와 수증기로 추력을 만들 수 있었는데, 이는 알코올과 액체 산소를 연소시켜 추력을 얻는 폰 브라운의 엔진보다 간단했다. 덕분에 엔진의 구조가 단순해져 신뢰성이 높았으며 반응성 역시 우수해 최대 추력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 가속력도 좋았다.

Heinkel He 176 @Luft`46

그래서 하인켈은 과산화수소-촉매 기반의 발터 엔진을 탑재한 He 176를 개발해냈고 He 176은 1939년 6월 20일에 성공적으로 처녀비행을 마쳤다. 하지만, He 176 역시 He 178과 비슷한 이유로 독일 공군의 주목을 이끄는데 실패했다. 그럼에도 He 176은 세계 최초로 액체 로켓만을 가지고 비행에 성공한 항공기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항공기이며 이후 로켓 항공기의 시초가 되어 훗날 등장하는 Me 163의 개발로 이어저 빛을 발하게 된다.




참고자료 및 출처

* Cover image by war-book.ru

1. Wikipedia, Heinkel He 176

2. Wikipedia, Heinkel He 112

3. Wikipedia, Hellmuth Walter

4. Wikipedia, V-2 Rocket

5. 동고동락, 장거리 로켓의 아버지, V-2 로켓

6. 쿵디담, 독일 항공산업 재건의 견인차 - 하인켈(Heinkel Flugzeugwerke)

7. 쿵디담, 나치의 신개념 동력 - 발터 기관(Walter Propulsion System)

8. firstjetpilot.com - aviation history

9. 쿨엔조이센스, 기타 2차 세계대전 병기 이야기 : 11. 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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