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인가 한 지역신문에 관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다. 220여 명 군민郡民 주주를 모아 창간했다. 가외 사업은 일절 하지 않고 오로지 신문으로만 승부하는 신문. 신문이 발행되는 금요일이면 기사를 칭찬하거나 비판하는 전화가 쏟아져 '금요 대란'이 벌어지는 신문. 줄 쳐가며 신문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읽는 열독자가 넘쳐나는 신문. 하여 전체 2만 가구를 기준으로 다섯 집의 한 집이 구독하는 지역 신문, <옥천신문>이다. (<읽고 싶어 훔치기까지 하는 신문…지금도 있다, 옥천에>, 경향신문, 2020.02.08.)
옥천신문 제작실장이 밝힌 비결은 의외로 평범하다. 옥천 주민 모두가 특별하기 때문에 신문은 평범함 속에서 비범함을 발견하려고 노력한다. 그러기 위해 신문사 문턱을 낮추고 주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즉, '주민 퍼스트', '현장에 간다'라는 원칙을 견지한다.
신문사 관계자들 인터뷰 중 서른이 채 안 되는 기자(박해윤, 당시 26세)가 밝힌 지역신문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한 견해는 특히 인상적인 대목이었다.
"도시권이든 지역이든 다 이슈가 있습니다. 도시가 확장판이라고 하면 지역은 축소판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지요. 확장판에서는 이슈를 짚어주는 언론이 많은데, 축소판에서는 언론 기능을 하는 데가 드물어요. 지역마다 언론사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지요. 지역마다 언론사가 없으니 (지역 주민들이) 중앙 이슈에 매몰되는 경향이 생깁니다."
또 옥천이다. 옥천 사회적기업 '주식회사 고래실'이 발행하는 <월간 옥이네>가 눈길을 끌었다. 잡지는 그들이 운영하는 팟케스트 'ok 라디오'에 소개되는 청년들의 고민을 옥천 안남면 할머니들이 상담한 내용을 연재물로 실었다. 또 안남면 할머니 24명의 자서전을 제작해 책으로 엮었다. 고래실 이범석 대표는 "<옥이네>는 옥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소소한 이야기들을 기록한다. 옥천의 일상이 켜켜이 쌓이면 그게 바로 옥천의 역사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서울 말고 로컬-5. 옥천 지역 잡지 <월간 옥이네>>, 경향신문, 2021.07.28.)
옥천신문 10년차 기자였다가 퇴사 후 2019년 <옥이네>로 입사한 박누리 편집장(36)은 지역 청소년들과 함께 '청소년 기본소득'을 실험했다. 안내면 중학교 전교생(이래봐야 18명)에게 20만 원어치의 지역화폐를 지급했다. 지역공동체를 경험함으로써 소속감이나 지역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였고 이후 본격적으로 지역 청소년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자고 지역사회에 제안했으며 군의원들을 찾아가 청소년 기본소득 조례 제정 설득 작업도 벌였다. 옥천군은 지난달 말 만 13~15세 청소년에게 연 7만 원, 만 16~18세 청소년에게 연 10만 원의 '바우처'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청소년 자립카페를 운영하고 옥천 길고양이 문제를 특집으로 다뤄 '옥천마을고양이보호협회'가 만들어지는 계기를 마련하는 등 옥천의 시시콜콜 지역잡지를 표방하는 그들은 농촌 지역이 겪는 문제를 같이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이야기들을 계속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두 기사를 통해 드는 생각은 단 하나였다. 옥천에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