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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일 Mar 10. 2024

시 읽는 일요일(142)​

봄날은 간다

            김윤아


눈을 감으면 문득

그리운 날의 기억

아직까지도 마음이 저려 오는 건

그건 아마 사람도

피고 지는 꽃처럼

아름다워서 슬프기 때문일 거야 아마도


​봄날은 가네 무심히도

꽃잎은 지네 바람에

머물 수 없던 아름다운 사람들

가만히 눈 감으면 잡힐 것 같은

아련히 마음 아픈 추억 같은 것들


봄은 또 오고

꽃은 피고 또 지고 피고

아름다워서 너무나 슬픈 이야기


봄날은 가네 무심히도

꽃잎은 지네 바람에

머물 수 없던 아름다운 사람들

가만히 눈 감으면 잡힐 것 같은

아련히 마음 아픈 추억 같은 것들


눈을 감으면 문득

그리운 날의 기억

아직까지도 마음이 저려 오는 건

그건 아마 사람도

피고 지는 꽃처럼

아름다워서 슬프기 때문일 거야 아마도


​   (시인들더러 '아름다운 노랫말'을 고르라고 하면 단골로 빠지지 않는 노래이자 사람 기분을 들었다 놨다 하는 십팔번이면서 단 한 번도 마음에 들게 완창을 해본 적 없어서 늘 목마른 노래. 

   안 하던 짓을 하면 미친 놈 취급 당할까봐 방문 꼭 걸어 잠근 채 유튜브 반주에 맞춰 암만 불러제껴도 맛이 안 나는 난공불락. 김윤아처럼 절절하게 부르고 싶지만 아마도 끝내 닿지 않을 노래. 그래서 더 갈구하는 노래. 

   노랫말처럼 봄은 오고 꽃은 피지만 또 봄날은 무심히도 가고 꽃잎은 바람에 질 테지. 눈 감으면 잡힐 것 같지만 머물 수 없이 떠나 버리는 마음 아픈 추억들처럼 그 무심함 때문에 남들 꽃구경 갈 때 방구석에 처박혀 이 노래나 청승맞게 불러제끼련다. 듣고 부르고 듣고 부르고 듣고 부르기를 열댓 번 거듭하다 보면 견딜 만해지겠지. 봄날이, 결국, 가더라도.)


https://youtube.com/watch?v=PH_oci61TYA&si=XNOPNZ90HL-6HOF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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