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더러 '아름다운 노랫말'을 고르라고 하면 단골로 빠지지 않는 노래이자 사람 기분을 들었다 놨다 하는 십팔번이면서 단 한 번도 마음에 들게 완창을 해본 적 없어서 늘 목마른 노래.
안 하던 짓을 하면 미친 놈 취급 당할까봐 방문 꼭 걸어 잠근 채 유튜브 반주에 맞춰 암만 불러제껴도 맛이 안 나는 난공불락. 김윤아처럼 절절하게 부르고 싶지만 아마도 끝내 닿지 않을 노래. 그래서 더 갈구하는 노래.
노랫말처럼 봄은 오고 꽃은 피지만 또 봄날은 무심히도 가고 꽃잎은 바람에 질 테지. 눈 감으면 잡힐 것 같지만 머물 수 없이 떠나 버리는 마음 아픈 추억들처럼 그 무심함 때문에 남들 꽃구경 갈 때 방구석에 처박혀 이 노래나 청승맞게 불러제끼련다. 듣고 부르고 듣고 부르고 듣고 부르기를 열댓 번 거듭하다 보면 견딜 만해지겠지. 봄날이, 결국, 가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