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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일 Apr 28. 2024

시 읽는 일요일(149)

         이해인


내 얕은 마음을

깊게 해주고

내 좁은 마음을

넓게 해주는


숲속에 가면

한 그루 나무로 걸어오고

바다에 가면

한 점 섬으로 떠서

내게로 살아오는


늘 말이 없어도

말을 건네오는

내 오래된 친구야

멀리 있어도 그립고

가까이 있어도 그리운

친구야​ 


​   (4월30일이 24주년 되는 결혼기념일. 같이 사는 배필한테 사랑한다는 느글거리는 표현 대신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은 날. 그날 모처럼 딸아이들까지 네 식구 조촐하게 외식을 할까 싶다. 메뉴는 월남쌈 샤브샤브, 때때모찌 깎새가 한 턱 내기로 했다. 

   어제 토요일 계모임 나비축제 간다며 마누라가 새벽에 깨워 달랬다. 집결장소인 서면으로 데려다 주는 찻간에서 "당신 없으면 나는 안 돼" 농담처럼 마누라가 던진 말이 의외로 여운이 길다. 천생연분 따위는 다시 말하지만 느글거려서 싫다. 그저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 지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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