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거즛말이 님 날 사랑 거즛말이
꿈에 와 뵈단 말이 긔 더옥 거즛말이
날갓치 잠 아니 오면 어늬 꿈에 뵈리오
사랑한다는 거짓말이, 임이 나를 사랑한다는 거짓말이
꿈에 와 보인다는 말이 더더욱 거짓말이니
나처럼 애가 타서 잠이 오지 않으면 어느 꿈에 보이리요
사전을 뒤져 '사랑'이란 뜻을 찾아 보면, 어떤 사람이나 존재 혹은 어떤 사물이나 대상을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이나 그런 일/남녀 간에 그리워하거나 좋아하는 마음 또는 그런 일/성적인 매력에 이끌리는 마음 또는 그런 일/열렬히 좋아하는 대상(표준국어대사전) 따위로 나온다. 누군가는 생각할 사思, 부피 량量이 합친 '사량'이란 어원을 들어 '어떤 대상을 생각하는 마음의 깊이'라고 정의내리기도 한다. 표현이 다르다 뿐 소중하게 여긴다는 뜻으로 보면 거기서 거기다.
사랑을 나눠 보자. 정신적인 사랑일 수도 있고 육체적인 사랑일 수도 있으며 그 둘이 결합되기도 한다. 부모 자식 간 내리사랑, 치사랑도 포함되고 남녀 간의 애틋한 사랑, 친구 간에 우정이 두터우면 그것도 사랑 축에 낀다. 사람이 아닌 동식물 나아가 무생물에 이르러 전도된 갈망(패티시즘)도 사랑이라면 사랑이다.
하지만 사랑은 거짓말이다. 병상에 누운 채 몸뚱아리 가누지 못하는 모친을 향해 "사랑해요"라고 되뇌이는 것만큼 처량하고 허망한 짓도 없다. 열렬히 사랑해서 몸을 섞어 본들 물질주의와 금전만능 앞에 남녀 간 아가페는 무력하다. 사랑하기에 떠난다?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가 따로없다. 그러니 사랑한다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사랑한다며 스스로 거짓부렁을 일삼느니 차라리 상대를 향해 "당신한테 의지합니다"로 솔직해지는 게 낫다. 의지와 사랑의 차이가 있냐고? 있다. 사랑은 영원이 잠재되어 있으나 의지는 한계가 뚜렷한 유한성이다. 끝이 보이니 거기까지만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게 의지다.
이 세상에 불멸이란 없다. 그러니 '영원'한 사랑을 지껄이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
사랑 거즛말 사랑 거즛말 사랑 거즛말이로다
사랑은 거짓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