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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일 Jun 09. 2024

시 읽는 일요일(155)

대장장이

          정한아



누굴까.

맨 처음 쇠를 구워보자고 생각한 사람은.

그는 시커멓고 땀으로 번들거리며 웃통을 벗고 있고

정교하고도 힘찬 손놀림으로 불과 냉수 사이를 오가며

아름다울 금속 물질을 단련시킨다.

그것은 값비싼 금이나 은이 아니라 강철이다.

이 차갑고 단단하고 정교할 사물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그는 뜨겁고 검게 빛나고 있다.

그의 눈빛은 신념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입은 굳게 다물어져 있을 것이다.

싸구려 말로 천 냥 빚을 갚으려는 자들과 달리

딱딱한 침대에서 잠들 것이다.

그러나 그는 개의치 않으리라.​ 


​   (에두르지 않는 시는 솔직해서 더 깊이 박힌다. 정한아, 시인의 시를 더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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