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네 살이 되는 자기 생일을 축하해 달라며 음악을 신청하는 한 청취자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라디오 DJ는 수명 연장 시대인 요즘엔 자기 나이에 0.8을 곱한 게 실제 나이라고 덧붙였다. 그런 게 있었어?
현대 나이 계산법이 나온 배경은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 현재 전체 인구에서 85세 이상 인구 비중이 50여년 전 85세에 0.8을 곱한 68세 이상 인구 비중과 비슷해서 만들어졌다나. 즉 지금 85세 한국인이 50년 전 68세 한국인과 같이 놀 군번이니 나이 에누리는 당연하다는 논리일 성싶다. 하긴 50년 전에 비해 의학을 필두로 거의 모든 방면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해 100세 시대란 표현이 진부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니 설득력은 있어 보인다.
생일 축하해 달라는 마흔 네 살 먹은 청취자의 현대 나이는 서른다섯 살이라고 계산해 준 DJ 멘트를 듣는 순간, 40대에서 30대로 경이로운 삭감이 내 일인 양 흐뭇했다. 자네는 아직 무쇠라도 씹어 삼킬 청춘이구만!
그럼 내 나이는? 한국 나이로 쉰 살 곱하기 0.8은 소수점 에누리할 것도 없이 딱 마흔 살. 쉰과 마흔은 어감부터 다르다. 쉰이 다 쉬어 빠진 파김치 같다면 마흔은 입맛 돋우는 아삭아삭 알배추 겉절이다. 너무 속 보이는가. 하늘의 뜻에 순응하려면 세상의 미혹됨을 거침없는 하이킥으로 날려 버리고 저돌적으로 들쑤시고 다닌 다음에야 가능한 법. 하여 마흔은 인생의 전성기이자 황금기이다. 그런 나이대에 비로소 접어들었다니! 불현듯 갑빠에 힘이 들어가고 뭔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의욕으로 충만해진다.
TV 뉴스나 신문 등에 자주 소개되었음에도 계산법이 나오게 된 구체적인 경위나 타당성 여부를 판별할 과학적 근거 따위가 제시되지 않아 그 신빙성이 심히 의심되지만 한 살이라도 젊게(팔팔하게) 굴어야 할 명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풍문치곤 대단히 건설적이다. 아무려나 일체유심조라고 마음이 그렇다는데 몸이 감히 거부해서 좋을 게 없다. 그러니 행정적으로야 쉰일지 몰라도 올해부터 마흔으로 기산하면서 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