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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일 Aug 10. 2024

Che Sera

   언젠가 독일 그린피스 전前 의장인 볼프강 작스에게서 다음과 같은 우화를 들은 적이 있다. 어느 날 한 관광객이 목가적인 풍경을 찍으러 해변에 갔다가 어부가 고깃배에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보았다. 그는 어부에게 날씨는 좋고, 바다에 고기도 많은데 왜 이렇게 누워서 빈둥거리느냐고 물었다. 어부가 필요한 만큼 고기를 잡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하자 관광객은 만약 어부가 하루에 서너 차례 더 바다에 출항한다면 서너 배는 더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고, 그러면 1년쯤 뒤에는 배를 한 척 살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한 3년이 지나면 작은 선박 한두 척을 더 사게 될 테고, 그러면 결국에는 여러 척의 어선들을 지휘하며 물고기 떼를 추적할 헬기를 장만하게 되거나, 아니면 잡은 고기를 대도시까지 싣고 갈 트럭을 여러 대 살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그러고 나면?” 어부가 묻자 관광객은 의기양양해져서 말했다. “그러고 나면, 당신은 멋진 해변에 편안히 앉아 아름다운 바다를 조용히 바라보게 될 겁니다!” 그러자 어부가 말했다. “그게 바로 당신이 여기 오기 전까지 내가 하고 있었던 거잖소!” (『고전의 향연』, 이진경 외, 한겨레출판, 358~359쪽)


   지리한 먹고사니즘을 차라리 고질이라 여기는 게 신간에 더 편하다고 의뭉을 떨던 한여름 어느날, 한 치 앞을 보지 못하는 인생사라지만 이 지경에 이르러 전세를 역전시키겠답시고 용틀임해봤자 바뀌면 얼매나 바뀌겠냐는 처연한 체념에 약간 주눅이 들면서도, 급히 먹는 밥에 목이 메거나 요행수에 기대 만용을 부리는 어리석음 따위와는 일부러라도 거리를 두려는 영악한 보수주의자로 전향이 그렇다고 부끄럽지도 않다. 

   자기도 모르는 새 허투루 흘려 버리는 아까운 시간의 파편들을 꾸역꾸역 잠자코 그러모으는 집요한 일상성으로 마음의 풍요와 평화를 위한 길을 찾아 보려는 노력, 오늘의 주제는 'Che Sera'다. 



Che Sera


Paese mio che stai sulla collina

저 언덕 위에 있는 내 마을

Disteso come un vecchio addormentato

잠자는 노인처럼 늘어져 있구나

La noia, l'abbandono il niente

지루함, 황폐함, 공허함이 

son la tua malattia

널 병들게 하는구나

Paese mio ti lascio 

내 고향이여, 난 너를 떠나간다

io vado via

난 멀리 떠나간다

Che sara' che sara' che sara'

무엇이 될지 무엇이 될지 무엇이 될지

Che sara' della mia vita chi lo sa

내 인생이 어찌 될지 그 누가 아랴

So far tutto o forse niente da domani si vedra'

어찌 될는지는 두고 보면 알게 될 거야

E sara', sara' quel che sara'

순리대로 될 테니까


Gli amici miei son quasi tutti via

많은 친구들이 떠나갔어

E gli altri partiranno dopo me

남은 친구들도 날 따라 떠날 테고

Peccato perche' stavo bene in loro compagnia

함께 즐겼던 친구들 이제는 모두가

Ma tutto passa tutto se ne va

지나쳐 가고, 그리 계속 되겠지

Che sara' che sara' che sara'

무엇이 될지 무엇이 될지 무엇이 될지

Che sara' della mia vita chi lo sa

내 인생이 어찌 될지 그 누가 아랴

Con me porto la chitarra e se la notte piangero'

나의 기타는 나와 함께 가고 밤이 되면 울릴 거야

Una nenia di paese suonero'

고향의 자장가가 되어서 말이야


Amore mio ti bacio sulla bocca

그대여 당신의 입술에 키스해요

Che fu la fonte del mio primo amore

그건 내 첫사랑의 원천

Ti do l'appuntamento come e quando non lo so,

우리 다시 만나겠지만 언제 어디서 만날지 난 모르겠어요

Ma so soltanto che ritornero'

하지만 난 돌아올 겁니다

Che sara' che sara' che sara',

무엇이 될지 무엇이 될지 무엇이 될지

Che sara' della mia vita chi lo sa

내 인생이 어찌 될지 그 누가 아랴

Con me porto la chitarra e se la notte piangero'

나의 기타는 나와 함께 가고 밤이 되면 울릴 거야

Una nenia di paese suonero'

고향의 자장가가 되어서 말이야

Che sara' che sara' che sara'

무엇이 될지 무엇이 될지 무엇이 될지

Che sara' della mia vita chi lo sa

내 인생이 어찌 될지 그 누가 아랴

So far tutto o forse niente da domani si vedra'

어찌 될런지는 두고 보면 알게 될꺼야

E sara', sara' quel che sara'

무엇이든 되긴 될테니까

Che sara' che sara' che sara'

무엇이든 되겠지

Che sara' della mia vita chi lo sa

내 인생이 어찌 될지 그 누가 아랴

So far tutto o forse niente da domani si vedra'

어찌 될는지는 두고 보면 알게 될 거야

E sara', sara' quel che sara'.

순리대로 될 테니까


https://www.youtube.com/watch?v=xfs_UMOYsY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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