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려, 자네가 먼저 타보고 나한테만 살짝 귀뜸해줘. 아예, 그 버스를 영구적으로 끌든지.
- 아이고. 지가 졌슈.
- 화투판이든 윷판이든 지면 죽었다고 하는 겨. 자네가 먼저 죽어.
- 알았슈. 지가 영구버스도 몰게유. 본래 지가 호랑이띠가 아니라 사자띠유.
- 사자띠도 있남?
- 저승사자 말이유.
- 싱겁긴. 그나저나 두 팔 다 같은 날 태어났는데 왜 자꾸 왼팔만 저리댜?
- 왼팔에 부처를 모신 거쥬.
- 뭔 말이랴?
- 저리다면서유? 이제 절도 한 채 모셨고만유. 다음엔 승복 입고 올게유.
- 예쁘게 하고 와. 자네가 내 마지막 남자니께.
충청도 사투리로 버무려진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듯하다. 전라도 사투리는 구성져서 좋고 경상도 사투리는 알싸해서 좋다. 그럼 충청도 사투리는? 일전에 「맛있는 문장들」(성석제 엮음, 창비)에서 읽었던 부분을 베껴 적는 걸로 평을 대신하겠다. 시를 읽었을 때처럼 배꼽 잡고 한참 낄낄거렸다.
부면장은 하던 말을 계속했다.
"그런디 교육에 들어가기 전에 지가 특별히 부탁을 드리겄습니다. 제발 퇴비 좀 부지런히 해달라 이겝니다. 워떤 동네를 가볼래두 장터만 벗어났다 허면, 질바닥으 풀에 걸려 댕길 수가 웂는 실정이더라 이 얘깁니다. 아마 여러분들두 느끼셨을 중 알고 있습니다마는, 풀에 갬겨서 자즌거가 안 나가구 오도바이가 뒤루 가는 헹편이더라 이겝니다. 풀 벼서 남 줘유? 퇴비허면 누구 농사가 잘 되느냐 이 얘깁니다. 식전 저녁으루 두 짐쓱만 벼유. 그런디 저기, 저 구석은 뭣 땜이 일어났다 앉었다 허메 방정 떠는겨? 왜 왔다리갔다리 허구 떠드는 겨? 꼭 젊은 사람들이 말을 안 탄단 말이여. 야 - 저런 싸가지 웂는 늠으 색긔… 야늠아, 말이 말 같잖여? 너만 덥네? 저늠으 색긔…즤애비는 저기 즘잖게 앉어 있는디 자식은 저 지랄을 혀. 이중에는 동기간이나 당내간은 물론이구 한 집에서 둣씩 싯씩 부자지간이 교육을 받으러 나오신 분두 즉잖은 줄로 알구 있습니다마는, 웬제구 볼 것 같으면 아버지나 윗으른은 즘잖게 시키는 대루 들으시는디, 그 자제들은 당최 말을 안 타구 속을 쎅이더라 이겝니다. 교육중에 자리 이사 댕기구, 간첩모냥 쑥떡거리구…야늠아, 너 시방 워디서 담배 피는겨? 너는 또 워디 가네? 저늠의 색긔들…그래두 안 꺼? 건방진 늠 같으니라구. 너 깨금말 양시환씨 아들이지? 올봄에 고등핵교 졸읍헌 늠 아녀? 너지? 건방머리 시여터진 늠 같으니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