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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일 Sep 26. 2024

제 정신이 아니거나 변태

   처용 아내가 무척 아름다웠다. 역신疫神이 흠모하여 사람 모습으로 변신해 밤에 몰래 그 집에 들어가 같이 잤다. 처용이 돌아와 잠자리에 두 사람이 있는 것을 보더니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 물러났다. 


서울 밝은 달밤에

밤늦도록 놀고 지내다가

들어와 자리를 보니

다리가 넷이로구나.

둘은 내 것이지만

둘은 누구의 것인고?

본디 내 것(아내)이다만

빼앗긴 것을 어찌하리.

   

   미치고 환장할 현장을 목격했는데도 노래 부르고 춤춘다? 제 정신이 아니거나 변태임이 분명하다.

   가사만 들어보면 가슴 찢어지는 이별을 당했는데 노랫가락은 경쾌하기 짝이 없다. 세상이 무너질 듯한 상실감 앞에서 깨방정을 떨며 부러 유쾌해지려는 노력. 이 또한 제 정신이 아니거나 변태임이 분명하다. 


그녀의 웃는 모습은 활짝 핀 목련꽃 같아

그녀만 바라보면 언제나 따뜻한 봄날이었지

그녀가 처음 울던 날 난 너무 깜짝 놀랐네

그녀의 고운 얼굴 가득히 눈물로 얼룩이 졌네

아무리 괴로워도 웃던 그녀가 처음으로 눈물 흘리던 날

온 세상 한꺼번에 무너지는 듯 내 가슴 답답했는데

이젠 더 볼 수가 없네 그녀의 웃는 모습을

그녀가 처음으로 울던 날 내 곁을 떠나갔다네


​​아무리 괴로워도 웃던 그녀가 처음으로 눈물 흘리던 날

온 세상 한꺼번에 무너지는 듯 내 가슴 답답했는데

이젠 더 볼 수가 없네 그녀의 웃는 모습을

그녀가 처음으로 울던 날 내 곁을 떠나갔다네

그녀가 처음으로 울던 날 내 곁을 떠나갔다네

   

   이런 역설을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나란 놈도 제 정신이 아니거나 변태임이 분명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hPGzDhHZ7r0


https://www.youtube.com/watch?v=717YDrVwJ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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