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3일 이후로 차를 몰면 주로 듣던 라디오 주파수가 클래식FM에서 MBC표준FM으로 바뀌었다. 쏟아지는 뉴스와 그 해석에 귀를 기울이려고.
2024년 12월 3일 이후로 손님이 비는 틈틈이 책 대신 유투브를 열어 열나게 구독하는 채널이 생겼다. <겸손은 힘들다>, <매불쇼>, <사장 남천동> 따위. 꽉 막힌 속을 풀고 불안한 심사를 위로받고 싶어서.
깎새는 그렇게 2024년 12월 3일 이후 생활 양태가 좀 바뀌었다. 그렇게 좋아하던 음악도 잘 안 듣고 그렇게 열독하던 책까지 내팽개친 채 오로지 단 하나에만 몰두하는 꼴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2024년 12월 31일도 마찬가지일 게다. 마침 휴무일인 오늘, 요양병원에 장기 입원 중인 모친 면회를 가기 전 아침 헬스장 러닝 머신 위에서 아마 그는 실시간으로 방송하는 <겸손은 힘들다>나 <사장 남천동> 전날 방송분을 열렬히 시청하고 있을지 모른다. 다시 말하건대 일정한 루틴 대로 움직이기를 지극히 선호하는 깎새로서는 파격도 이런 파격이 없다.
깎새가 묻지도 않은 일상까지 수다스럽게 주워섬기는 까닭이 있다. 깎새와 더불어 12월 3일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모든 이들한테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연말정산'이라고! 시대가 요구하는 변혁에 완고하게 저항하는 구악의 무리를 모조리 청산해 진정한 시민 자유권을 쟁취하고야 말겠다는 열망, 비록 해는 넘기겠지만 끝끝내 빈틈없이 정산하겠다는 일념이 모든 이들을 분기탱천할 것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