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씨 유감

by 김대일

디카시digital camera詩를 사전적으로 정의하면, 디지털카메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하여 찍은 영상과 함께 문자로 표현한 시로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문학 장르이다. 즉, 언어 예술이라는 기존 시의 범주를 확장하여 영상과 문자를 하나의 텍스트로 결합한 멀티 언어 예술이다(우리말샘).


감 씨 숟가락

김미희


감이 감춰둔 숟가락 싹

숟가락 싹이 피어

숟가락을 낳고

또 숟가락을 낳으며

나누는 법을 가르치지요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지요


12월 31일 화요일 휴무날, 단감 속에 감 씨 숨어 있는 줄 모르고 힘껏 세게 씹다가 오른쪽 위 어금니 하나가 빠개졌다. 살면서 단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통증이 몰려왔고 이후로 아무 것도 못 먹고 못 삼켰다. 다음날이 공휴일인데다 출근은 해야겠기에 온종일 진통제로 연명했다. 그 다음날 치과로 달려갔더니 치과 원장인 선배가 이빨은 두 동강이 났고 신경까지 상했으니 빼는 수밖에 달리 방도가 없댔다. 재수가 없으려니까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댔다고 이 지경이 돼 이틀씩이나 견뎠으니 오죽했겠냐는데 어찌나 서럽던지 눈물이 다 날 지경이었다. 누구는 감 씨 보고 절묘한 시상이 떠오르는데 깎새는 감이라면 진저리가 쳐진다.

치료를 다 마친 원장 선배가 두 동강 난 이빨을 보여 줬는데 그 형상이 꼭 찢어진 하트 모양이어서 깎새 마음까지 찢어졌다. 빠진 이를 메우려면 임플란트를 또 해야 하는데 조만간 깎새 지갑까지 찢어질 판이다. 온통 찢어질 것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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