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주변

by 김대일

7년 전 초여름쯤으로 기억한다. 아마 불금이었지 싶은데 부산 전포동 카페거리에서 만났을 때 술은 입에도 안 대는 그가 주흥이 돋아 벌써 달떠 보였다. 후배들은 선배 몫까지 몽땅 폭음했는지 감당하지 못하는 취기로 흐느적거렸고 그러거나 말거나 일행은 다음 장소인 소주방으로 향했다.

안주로 시킨 나베가 펄펄 끓을 즈음 6명이던 일행은 반으로 줄어 호젓해졌다. 조붓한 가게에서 복작이던 주객들도 하나둘씩 자리를 떠 한산하기 이를 데 없자 가게 출입구를 한참 응시하던 그가 작심한듯 휴대폰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그걸 목격한 깎새는 모던한 뉘앙스가 풍기는 꽤 구도가 잘 잡힌 한 컷을 건질 거라고 예상했고 과연 적중했다. 즉시 자기한테 넘기라고 보챈 끝에 그가 찍은 사진을 건네받고서 깎새는 이런 후기를 남겼다.

부산의 경리단길이라 불리며 명소로 부상한 전포동 까페거리에서 예술과 놀이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진 실력이 옹골진 녀석이 낚아챈 결정적 순간을 확인하는 기분은 몹시 벅차다. 삽시간에 내뿜는 기발한 미적 영감은 부럽다 못해 얄미울 지경이고.

사진 제목을 <영업 끝 작업 시작>으로 멋대로 정한 깎새는 남다른 시적 창작력까지 겸비한 그가 언젠가는 자기가 찍은 사진을 가지고 더 멋진 놀음을 펼칠 날이 꼭 오리라 확신했는데 마침내 이뤄졌다.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에 작가로 승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낭보를 전하며 그가 남긴 일성은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하여 찍은 영상과 문자가 함께하는, 이른바 디카시를 연재하겠다는 포부였으니 그라서 당연한 발상이겠다. 앞으로 그가 펼칠 사진과 시가 결합한 멀티 언어 예술이 기대된다.

* 덧붙이기: '브런치' 작가 검색에다 '철제'를 입력해 '[디카詩]앵글주변'을 구독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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