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일요일(195)

by 김대일

긴장과 간장 사이

복효근



퇴근 무렵 아내로부터 문자가 왔다

"긴장 떨어졌어"

누구의 무엇의 긴장인가

나이 들면서 떨어지기 시작한 내 시의 긴장 말인가

툭 하면 핸드폰을 놓고 출근하는 내 생활의 긴장 말인가

때 아닌 긴장이라니

안다 스마트폰 문자를 찍는데 점 하나를 놓친 것이다

음식 만드는데 간장이 떨어졌다고

퇴근길에 마트에 들러 한 병 사오라는 뜻일 텐데

한 단어 쓰는 데도 아내는 긴장을 놓친 것이다

아니다 아내는 시방

헐거운 내 생활에 훈수를 두는 것이다

단어 하나에도 긴장이 필요하다

적당량의 간장이 들어가야만 음식도 간이 맞고 맛이 나듯

너무 많이 넣으면 짜게 되고

너무 조금 넣으면 싱거워서 맛이 없는 간장처럼

사람 사이의 만남에도

생활에도 시에도 적당량의 긴장이 필요하지 않겠냐고

간장이 긴장이 되어

느슨해진 내 호흡을 조여준다


(며칠 전부터 괜히 조마조마하더라니. 김칫국 미리 너무 퍼마시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

스멀스멀 조기 대선이 다가오자 한쪽에서는 말로는 아니라지만 우후죽순 조기대선 캠프 차려 놓고 기력 아직 쌩쌩하다면서 턱걸이하는 사진을 올리거나 북콘서트 열어 계엄 혼자 다 막은 양 뻐기질 않나 다른 한쪽에서는 단대목 만난 수박고구마들이 말 같지 않은 '통합'의 목소리를 드높이며 내란이 다 끝난 듯 여유를 부리다 '위험한 놈의 귀환'에 화들짝 놀란 형국이다. 제대로 뒤통수 얻어 맞은 꼴이지.

하지만 오히려 잘 되얏다. 그간 풀어진 긴장의 끈을 다시 바투 조여서 완전한 종식을 위해 일로매진하는 계기가 되었다. 전화위복이다! 옛말 그른 거 하나 없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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