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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일요일(12)
by
김대일
Sep 12. 2021
친구들
(마굿간 시절)
김사인
신용카드 한 장 변변찮은 헌털뱅이들이다
헌털뱅이 파카나 걸치고
이번엔 누구를 약올려줄까
눈에 개구가 반짝반짝 올라서들 온다
개구진 헌털뱅이들은 화투도 반은 입으로 친다
판에 오천원 내기 바둑이 하도나 꼬수워
낄낄낄 어쩔 줄을 모른다
구경하는 치들도 낄낄낄낄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쇠죽 쑤는 아랫목인 듯
그 낄낄낄 위로 뒹굴며 모두 같이 등을 지진다
푹 삶은 누룽지처럼 서로를 한 대접씩 마시고
속을 데우는 것이다
오늘도 수세미수염에 부스스한 머리들을 해가지고 나타날 것이다
담배냄새를 구수하게 풍기며 이 어둑한 구석으로
옛날 아버지들처럼 모여들 것이다
(다음 주 지나면 추석이다. 올 추석엔 귀성할 녀석 몇이나 될까. 얼굴이나 볼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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