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맞은편 부동산 점방 외면엔 좌우 각각 1M 정도 되는 정사각형 걸개가 걸려 있다. 전체적으로 노란색 바탕인 걸개 중앙엔 하얀색 물결 모양 그림이 그려져 있고 그 아래위로 검은색 글자로 쓰여진 문구가 배치되어 있다. 그 중 위에 쓰여진 문구가 자못 도발적이다.
세상의 바다에 아무 것도 버리지 마라!
'핵' 자만 유독 빨갛게 강조한 아래 문구는 부동산 점방 주인이 그 걸개를 걸어야만 한 이유를 드러내는 성싶은데, 다음과 같다.
나는 핵오염수 해양투기를 반대합니다.
아마도 후쿠시마 오염수 무단 방류가 세상의 큰 이슈가 되었던 때로 추정하지만 부동산 점방 주인과는 걸개와 관련해 직접적으로 대면한 적이 없어 그녀(수더분한 이미지의 젊은 여자가 부동산중개인이다)의 정치사회적 성향을 미루어 짐작만 할 뿐 구체적으로 알 길은 없다.
이 동네 터줏대감을 자처하는 민머리 지상주의자 카센터 사장과 밑두리콧두리 조잘대던 중에 맞은편에 보이는 걸개 문구가 입길에 올랐다. 문구만 보면 환경 문제에 관심이 지대한 깨어있는 시민임이 틀림없다고 깎새가 입을 털자 민머리 지상주의자 피식거리더니,
"일본이 방사능에 오염된 물을 바다로 그냥 흘려보낸다고 저런 거 붙여가매 길길이 날뛰더니만 정작 몰고 다니는 차를 보니 궁금해서 물었어. 근데 차는 왜 일제냐고."
그러고 보니 부동산 점방 근처 골목에 주차된, 후면 유리에 왜 저런 문구를 붙였을까 갸우뚱거리게 하는 일제 자동차를 본 적이 있다.
일본 차라 미안합니다.
누구 소유인지 이제야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