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군데를 꾸리되 일주일 중 절반은 이 점방, 나머지는 저 점방을 오가면 어떨까요?
매상으로나 손님 수로나 깎새 점방보다 곱절이 넘는 부친 점방에 전력을 기울이는 게 상책이겠으나 그간 들인 공력이 아까워서라도 쉽사리 포기할 마음이 없는 깎새. 하지만 부친은 단호했다.
- 자고로 장사는 집중이야. 자판만 너저분하게 벌인다고 능사가 아니야. 두 곳을 꾸린다고 매상 두 배 안 늘듯 하나로 합친다고 반절로 주는 것도 아니야. 어디서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지.
은퇴가 코앞인 부친과 일선 퇴진 점방 운영에 관해 상의하던 차였다. 깎새로서는 부친 점방을 따로 존속시켜 두 곳을 돌리고 싶은 욕구가 강했다. 부친 점방은 부친 기술을 전수받은 김 군이 믿음직하게 버티고 있고 김 군처럼 호흡이 맞는 직원을 구해 깎새 점방에 배치시켜 일주일을 나눠 두 곳을 오가며 관리를 하면 그럭저럭 굴러갈 거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부친은 단호하게 선택과 집중을 못 박았다. 오래 겪어본 자의 산 경험에서 우러난 지혜라서 감히 거역하지 못한다.
하지만 깎새는 깎새대로 고민이 많다. 부친 은퇴 이후 부친 몫으로 챙길 수입을 창출하려면 그만큼의 매상을 올려야 하는데 점방 한 군데로 그만한 성과를 올릴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진작에 그런 고민을 눈치챘다는 듯 주택연금을 받든 다른 수를 쓰든 당신 노후생활은 알아서 할 테니 그것까지 신경쓰지 말라고 부친은 선을 그었지만 자식된 도리로 그러지 못하겠다.
하여 요즘 깎새는 이래저래 생각이 많다. 늦어도 1~2년 어간에 부친 점방과 합치자면 좁고 낡은 기존 부친 점방을 이전하는 게 급선무다. 그러자니 영업권역을 안 벗어나는 근처로 조건 부합하는 물건을 지금부터 물색해야 한다. 은퇴 이후 적적할 부친을 위무할 대책 강구가 무엇보다도 우선이다. 부친은 기력이 달려 현역에서 물러나려 하지만 규칙적인 노동이 지금껏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건강하지만 노쇠로 물러나야 하는 처지가 인생무상이지만 규칙성이 사라진 부친 노후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걱정스러운 깎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