깎새가 개업하고 두 달 뒤쯤 뒤인 2022년 5월 30일부터 역병 직격타를 맞은 소상공인을 위한 '소상공인 손실보상금'을 정부에서 지급했다. 지급금액은 최소 600만 원에서 최대 1,000만 원에 이르렀다. 그해 초에 사업자등록증을 낸 까닭에 해당사항이 없는 줄 뻔히 알면서도 벽 하나 사이에 둔 국수집도 600만 원, 그 옆의 옆 치킨집도 600만 원, 부친 점방도 600만 원···, 자기만 빼고 이 나라 소상공인은 다 600만 원 돈잔치를 벌이는 성싶어 여간 배가 아픈 게 아니었다.
장사치가 아니었을 적엔 내 호주머니에 들어올 거 아니라서 누가 받건 무슨 상관이랴 관심 밖이었다. 들을수록 짠내 진동하는 소상공인 처지가 막상 되고 보니 나라에서 베푸는 알량한 은전(따지고 보면 나라에서 뜯어간 삥(세금) 돌려받는 셈인데도)은 공것이라면 양잿물이라도 마시는 심정으로다가 우선 받고 보는 태세가 거의 본능적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600만 원이라는 현금은 명품백을 시장바구니로 대용하는 소위 '있는 사람'한테야 껌값 정도 푼돈으로 치부될지 모르겠지만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영세한 장사치로서는 이만저만한 거액이 아닐 수 없다. 깎새 입장에서 보자면, 그 정도 액수면 유독 득달같이 닥치는 사글세 부담에서 근 1년 가까이는 벗어날 수가 있다. 재깍재깍 한 치의 지연을 용납하지 않는 임대료라는 시한폭탄 작동을 한시적으로나마 멈추게 함으로써 가정 경제 부흥을 월세만큼 꾀할 수 있음이라. 한 마디로 숨통이 트인다는 소리겠다. 그러니 '손실보상금'이건 '특별지원금'이건 구실이 뭐가 됐든 상관없는 그야말로 천금같은 돈인 셈이다.
지난 역병 때보다 더 징하다는 내란 정국의 여파는 참혹하다. 영세한 장사치들한테는 여전히 고난의 시대이자 결핍의 시대다. 새로운 정부가 '민생회복 소비쿠폰'이란 마중물을 곧 들이부어 경기 진작에 나설 참이다. 힘겹게 허위허위 버티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그게 언 발의 오줌 누기가 될지 가뭄에 단비가 될지는 두고봐야 한다. 이왕 생색 낼 거면 소상공인 특별지원이라는 명목 하에 전기세도 화끈하게 감면해 주고 3년 전처럼 손실보상금도 다시 지원해 주면 좋겠다. 수용소에 구금된 포로도 아닌데 평범하고 멀쩡한 일상인이 '하루하루 버틴다'는 표현이 얄궂다. 일을 즐길 순 없어도 생계란 놈한테 최소한 잡혀 먹혀서야 어디 제대로 된 사람 구실이나 할 수 있으랴.
다음주부터 시행될 '민생회복 소비쿠폰' 소식에 작은 바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