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유성

by 김대일

전유성이 궂겼다. 영면한 이가 생전에 깎새와 상면한 적이 없었음에도 깎새 삶을 구성하는 인식 체계 중 일정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건 놀랍다. 생전 고인의 발언과 행적들이 깎새 심중에 터잡고 있다가 최후의 순간에 불쑥불쑥 상기되는 별쭝난 교감. 기억의 주름에 깊게 파여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나더라도 끊임없이 동요시키는 그 무엇이 되었을지 모른다.

하고보면 나비 효과라는 게 별 거 아니다. 일면식도 없는 유명인의 궂긴 소식에 가눌 수 없는 비통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잖이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는 건 고인이 끼친 영향이 의외로 크고 대단해서일 게다.

고종석 소설에 나오는 대목은 다음과 같다.



김현은 말했다.

"사람은 두 번 죽는다. 한 번은 육체적으로. 또 한 번은 타인의 기억 속에서 사라짐으로써."

나는 마르틴의 최종적 죽음을 얼마라도 지연시키기 위해 그의 이름을 여기 다시 적는다.

마르틴 크론베르크(1957~1993)

(고종석, 『빠리의 기자들』에서)



기상천외하고 재기발랄했던 이 시대 진정한 만능 엔터테이너를 기억하기 위해 여기에 이름을 남긴다.

전유성(1949~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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