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일요일(228)

by 김대일

거짓말

김수열

“선생님은 무얼 먹고 그렇게 키가 커요?”

풋과일 같은 여자애들

또랑또랑한 눈망울로 올려다본다

시선은 집중되고 정적이 감돈다

“착한 마음”

말이 채 끝나기도 전

아이들 벌떼같이 소리지른다

책상 탕탕 내리치는 놈

자다가 벌떡 깨는 놈

힐끗힐끗 눈 흘기는 놈

머리 싸매고 뒤집어지는 놈

우웩우웩 토악질 흉내내는 놈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는 놈

교실 안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이다

그래, 이놈들아

말도 안 되는 소린 줄

낸들 왜 모르겠냐만

그래도 우기고 싶구나

너희들 앞에서만큼은

착한 척이라도 하고 싶구나


(진심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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