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놀이
이상범
가슴 깊은 천둥소리 꽃으로 핀 매운 향기
미진한 것 모두 거두어 빛이 되고 소망이 된다
끝내는 어둠이 어둠 먹고 떠오르는 아침 해
(어제 부산불꽃축제가 있었다. 가을 밤하늘을 불꽃으로 화려하게 수놓는 날은 깎새에겐 고난의 하루다. 광안대교 막아 버리고 불꽃놀이를 즐기려는 인파로 광안리 일대는 교통이 통제된다. 귀가하려면 꼭 거쳐할 곳들이라 운전으로는 엄두가 안 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려고 해도 대혼잡을 각오해야 한다.
그런데, 새벽별 보고 출근하는 처지로 차를 안 끌고 나올 수는 없는지라 행사 당일 퇴근길을 모색하느라 며칠을 전전긍긍한다. 작년 이맘때 단골인 경찰 손님이 귀띔한 루트를 타고 별 탈 없이 해운대 집으로 도착했던 기억이 좋아 올해 역시 같은 루트를 고집했다. 점방이 위치한 개금을 출발해 서쪽으로 에둘러 부산외곽고속도를 타서 부산 맨 동쪽인 해운대로 가는 경로. 행사로 인해 도처가 통제 구간인 시내를 피해 한참을 돌아가지만 그날만은 훨씬 빠르다.
강 건너 불구경이 제일 재밌댔는데 밤바다를 배경으로 광안대교 위로 터지는 불꽃놀이야 오죽하겠는가. 하지만 세상은 늘 어두운 이면이 있기 마련이라 그 근처에 사는 사람은 죽을 맛이다. 퇴근길이 지옥길임은 안 겪어본 사람은 모른다.)